농협은행(주) 거제시지부와 (주)경남은행 거제시지부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거제시 금고 업무를 취급할 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거제시는 지난 1일 거제시금고 지정 공고를 통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공기업 특별회계 및 기타특별회계)를 담당할 시금고(1금고)에 농협 거제시지부를, 기금회계를 취급하는 2금고는 경남은행 거제지점을 각각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협 시지부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말까지 거제시 일반회계와 기타 특별회계의 시금고 업무를 전담하며 각종 세입금의 수납 및 보관, 세출금의 지급, 세입세출 외 현금의 수납 및 지급,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지방채 보관 출납 및 상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경남은행 또한 거제시 기금회계와 관련된 각종 업무를 맡게 된다. 시 관계자는 "거제시의 차기 금융업무 기관으로 투명성과 경쟁력을 갖춘 농협 시지부와 경남은행을 지정했다"며 "오는 10월 중 약정서 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의 계속된 시 금고 지정을 두고 일부 평가항목이 시 금고를 운영한 은행에 유리하게 평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어 타 은행의 진입자체를 차단하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제시 금고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은 총 5개 항목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전성이 32점, 시에 대한 예금 및 대출금리 18점, 지역주민 이용의 편의성 20점, 금고업무 관리능력 20점, 지역사회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10점으로 구분돼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과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등의 항목은 응찰한 3개 은행이 비슷한 점수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지역주민 이용의 편의성과 지역사회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부문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주민 이용의 편의성의 경우 지역 내 지점의 수와 주민이용 편리성에 5점이 배점돼 있어 다수의 지점을 확보하고 있는 농협에 유리한 조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항목은 그동안 시 금고를 맡아 시와 협력사업을 펼쳐 온 기존 은행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현재와 같은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으로는 타 금융기관의 시 금고 지정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시 금고 지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의원 A 씨는 "시 금고 지정에서 농협이 절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타 은행의 경우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는 포기한 채 기금을 운용하는 2금고 지정에 매진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시의원 B 씨는 "시 금고를 유치한 금융기관은 연간 1000억원 이 넘는 시 예산을 예치하게 돼 자금의 유동성이 높아지며 그에 따른 수익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공무원이라는 가장 안정적인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면서 "자칫 농협의 금고 운영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깔린다면 결국 손해는 거제시가 보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치단체 금고 선정과 관련해 안전행정부에서 올 3월 금고지정 평가기준 및 배점기준 지침을 정했다"면서도 "변경된 지침에서도 실적이 75%를 차지하고 나머지 25%가 앞으로의 계획으로 정해져 있어 별다른 차이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도 기준에 따라 채점을 했을 뿐 별다른 재량권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제시의 지역적 특성 또한 농협이 시 금고 지정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시의 연간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액은 약 5000억원, 기금회계는 약 1250억원으로 이 가운데 농협 시지부는 연 1250억원, 경남은행은 연 250억원의 금액을 예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