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아성 재확인, 2016년까지 시 금고 운용
농협 아성 재확인, 2016년까지 시 금고 운용
  • 배창일 기자
  • 승인 2013.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금회계 취급 2금고에 경남은행 거제지점 지정…"진입장벽 너무 높다" 지적 제기

농협은행(주) 거제시지부와 (주)경남은행 거제시지부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거제시 금고 업무를 취급할 금융기관으로 지정됐다.

거제시는 지난 1일 거제시금고 지정 공고를 통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공기업 특별회계 및 기타특별회계)를 담당할 시금고(1금고)에 농협 거제시지부를, 기금회계를 취급하는 2금고는 경남은행 거제지점을 각각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협 시지부는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말까지 거제시 일반회계와 기타 특별회계의 시금고 업무를 전담하며 각종 세입금의 수납 및 보관, 세출금의 지급, 세입세출 외 현금의 수납 및 지급, 유가증권의 출납 및 보관, 지방채 보관 출납 및 상환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경남은행 또한 거제시 기금회계와 관련된 각종 업무를 맡게 된다. 시 관계자는 "거제시의 차기 금융업무 기관으로 투명성과 경쟁력을 갖춘 농협 시지부와 경남은행을 지정했다"며 "오는 10월 중 약정서 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의 계속된 시 금고 지정을 두고 일부 평가항목이 시 금고를 운영한 은행에 유리하게 평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어 타 은행의 진입자체를 차단하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거제시 금고지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은 총 5개 항목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전성이 32점, 시에 대한 예금 및 대출금리 18점, 지역주민 이용의 편의성 20점, 금고업무 관리능력 20점, 지역사회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10점으로 구분돼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과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 등의 항목은 응찰한 3개 은행이 비슷한 점수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지역주민 이용의 편의성과 지역사회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부문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역주민 이용의 편의성의 경우 지역 내 지점의 수와 주민이용 편리성에 5점이 배점돼 있어 다수의 지점을 확보하고 있는 농협에 유리한 조건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 항목은 그동안 시 금고를 맡아 시와 협력사업을 펼쳐 온 기존 은행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국 현재와 같은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으로는 타 금융기관의 시 금고 지정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시 금고 지정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시의원 A 씨는 "시 금고 지정에서 농협이 절대적인 우위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타 은행의 경우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는 포기한 채 기금을 운용하는 2금고 지정에 매진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시의원 B 씨는 "시 금고를 유치한 금융기관은 연간 1000억원 이 넘는 시 예산을 예치하게 돼 자금의 유동성이 높아지며 그에 따른 수익도 만만치 않을 뿐더러 공무원이라는 가장 안정적인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라면서 "자칫 농협의 금고 운영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깔린다면 결국 손해는 거제시가 보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자치단체 금고 선정과 관련해 안전행정부에서 올 3월 금고지정 평가기준 및 배점기준 지침을 정했다"면서도 "변경된 지침에서도 실적이 75%를 차지하고 나머지 25%가 앞으로의 계획으로 정해져 있어 별다른 차이점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시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도 기준에 따라 채점을 했을 뿐 별다른 재량권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제시의 지역적 특성 또한 농협이 시 금고 지정에서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거제시의 연간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액은 약 5000억원, 기금회계는 약 1250억원으로 이 가운데 농협 시지부는 연 1250억원, 경남은행은 연 250억원의 금액을 예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