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갈길 바쁜 시민들, 긴급 출동차량은 '발 동동'
제 갈길 바쁜 시민들, 긴급 출동차량은 '발 동동'
  • 홍소영 기자
  • 승인 2013.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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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주차 및 양보 없는 운전자…출동시간 2배 지연

▲ 시간을 다투는 위급상황에 도로의 극심한 정체와 불법 주차로 구급차가 도로에 갇혀있다.

불법주차, 양보없는 운전자 안전의식 부족으로 소방차의 출동시간이 2배 이상 지연되면서 화재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거제시 고현동 씨네세븐 인근에서 지난 10일 오전 10시40분경 8층 건물인테리어 실내공사중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가 긴급출동 했다.

비좁은 일방통행로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화재현장까지 1.5㎞ 밖에 안됐지만 5분 넘게 출동시간이 지연됐다. 그 사이 불이 확산되면서 43살 박모 씨 등 2명이 다쳤다.

뿐만 아니다. 지난달 26일 오전 8시 통영방면 장평동 산 114번지 수창아파트 지점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신현119안전센터는 차에 불이 날 조짐이 보인다는 신고를 받고 긴급 출동했지만 비켜주지 않는 얌체운전자들로 인해 길이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딪쳤다.

시청에서 장평 방면 고현로를 지나 나오는 삼거리까지는 5분정도의 시간이 걸리지만 신호를 무시하고 중앙선을 침범해 출동해도 사이사이 비켜주지 않는 차들로 2배나 넘는 시간이 걸렸다.

거제소방서 지역내 옥포 덕산 3~5차 아파트단지, 삼성중공업 출·퇴근 시 서문삼거리, 조라매립지 유흥업소 등 불법 주·정차와 극심한 정체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고현주공아파트 경우 차 밀집지역으로 화재 시에는 차를 밀고 들어가는 실정이다.

특히 고현종합시장주변 상가지역 300m에서 1㎞ 구간은 도로가 협소해 야간시간대 양면주차가 심각하고 편도 1차로엔 활어차의 불법 주·정차로 차량진입이 불가능 할 정도다.

주간보다는 야간시간대 화재나 응급상황이 많이 발생하지만 불법주차는 6시 이후로는 단속을 안해 그대로 방치되는 등 소방차가 꼼짝없이 갇히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또한 교통정리가 잘 되지 않는 신호체계로 접촉사고 위험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10일 고현 씨네세븐 건물에 화재가 났으나 불법주차로 인해 소방차 출동이 지연돼 화재진압이 늦었다.

또 연초 국도 14호선의 경우 시속 80km대는 기본인 구간으로 신호를 잘 지키지 않고 과속 주행하는 차들로 인해 자칫 잘못하면 큰 대형사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구급차의 경우 심야시간대 출동이 잦아 접촉사고가 적지않게 일어나는 것과 함께 시민협조마저 잘 되지않는 실정이다. 접촉사고 발생 시 소방서 직원들이 돈을 거둬 해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협소한 도로와 양보하지 않는 운전자들로 인해 생기는 추돌상황들 때문에 출동 시 소극적으로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소방차의 현실이다.

이에 거제경찰서에 공문을 보내 도로에 방지턱을 설치해 차들이 서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한 경우도 있었다. 고가 사다리차, 굴절 다리차와 119구조차 등 특수차량들은 일반차량에는 장착되지 않은 사다리 붐, 아웃트리거(보도 받침발) 등이 설치돼 있는데 이를 펼치기 위해서는 최소한 6m 이상 정도의 폭이 있어야 설치가 가능하지만 사실상 거제에는 이런 공간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방서관계자는 "일방통행 구간에서 '나와 상관없다'는 식으로 방관해 비켜주지 않는 차량이 많아 사고지점까지 들어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그간의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가까운 통영의 경우 단지가 많은 곳에는 주차 홀짝제를 해 개선하고 있는 만큼 거제시도 이와 같은 제도로 시민의식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심폐소생술과 같이 시간을 다투는 위급상황 시 차량이 정체되면 그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거제소방서는 2년 전부터 출동로 확보를 위해 시장 상가 주변이나 주택 밀집지역을 선정해 19 Fire Road Day 행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집중 소방 출동로 확보훈련 및 계도방송·홍보물 배포를 하고 있다. 출동 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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