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그 질문의 취지가 어디까지고 정치나 정치인의 한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대답할 성질이지만 집권층과 여의도 국회, 정당들로 여겨지는 제도권 정치와 여기에 편승하는 관변 단체와 시민단체, 언론 매체들의 직간접 영향을 고려하면 거기에서 벗어 난 일반인들의 처지는 그런 질문에 수동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요즘 정가가 무척 시끄럽고 혼란스러우며 실망스럽다.
정치의 축인 정당이 주고받는 언쟁이 그렇고,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언론과 지식인들의 세몰이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지금이야 지방선거쯤은 태풍 전야의 고요처럼 잠잠하지만 거기에 지방선거까지 불을 댕기면
어떤 염증을 자아내게 할지 염려스럽다.
일 년에 고작 한 달도 안 되는 국정감사 기간에 드러나는 각 분야의 난맥상과 부패정도는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든다. 먹고 살만하고 영향력이 있는 국가기관이나 단체, 심지어는 안정되어 보이는 금융이나 기업군까지 건드리면 악취가 풍겨댄다.
비뚤어진 산업성장의 폐해가 낳은 양극화의 치부가 분노를 자아내게 한다.
이런 엄청난 부패와 혼란은 이제 도미노식으로 사회 온갖 분야에 만연하다고 있다고 개탄한다. 가까운 지방의회까지 여야로 갈라져 폭로와 대립을 일삼고 민생을 뒷전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뻔한 충고가 아니더라도 권력을 가진 세력은 지금 온 나라에 만연한 부정과 부패의 사슬을 끊어 낼 대안을 내 놓아야 한다.
누군가 가만히 앉아서 ‘그런 치부와 나는 관계가 없다’고 독선을 피우는 개인이나 세력이 집권층에 있다면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금 과거의 일이든, 현안이든 무슨 문제가 정권과 관련이 있나 없나를 시비하는 일에 일 년을 허송하는 동안 썩어 문드러져가는 부패와 부정의 골은 더 깊어졌고, 정치 불신과 급기야는 구태의연한 정권 불신의 징조들이 들썩이고 있다.
제법 국제문제의 역학구조를 안다고 자처하는 어느 친구는 지금 나라가 내부 갈등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동안 이웃 일본을 비롯한 주변국들이 벌이는 해괴한 짓거리를 방관해야 하는 세월이 너무 안타깝다고 분노한다.
근세사의 어느 한 구석에 독도를 점용했던 적이 있으니 저들 땅이라고 아예 외교채널을 통해 주장하고 있는데도 변변한 대응조차 없는 정부가 어이없다는 뜻이다.
자중지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내용을 들여다보니 대수로운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