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흑진주몽돌해변 곳곳에 모래만 한가득
학동 흑진주몽돌해변 곳곳에 모래만 한가득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3.10.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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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관광객 무단 반출 이어지며 옛 명성 실종 우려

▲ 이용객들의 몽돌 무단방출과 관계기관의 미온적인 태도로 학동흑진주몽돌해변 석착장 인근이 새하얀 백사장이 되고 있다.

학동 흑진주몽돌해변이 태고의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이용객들의 몽돌 무단반출이 잇따르는데다 이를 관리해야 할 관계기관 또한 미온적인 대처로 일관해 상당한 양의 몽돌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현재 학동 흑진주몽돌해변 선착장 인근은 몽돌이 자취를 감춘 채 새하얀 백사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또 횟집이 늘어선 도로 아랫부분도 몽돌해변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상당한 양의 몽돌이 사라진 상태다. 여기에다 몽돌 반출금지를 알리는 안내판도 너덜너덜한 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관광객들의 경각심을 일깨우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려해상국립공원 동부사무소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지만 몽돌 반출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학동마을 주민 A 씨는 "90년 후반 엄청난 양의 학동몽돌이 밀반출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된 경우가 있었다"면서 "이후로는 주민들과 관계기관의 노력으로 몽돌이 대량으로 밀반출되는 경우는 사라졌지만 관광객들이 하나둘씩 주워가는 것까지 막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 씨는 "일부 관광객들의 반출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해변가에 옹벽을 쌓으면서 매년 몽돌들이 바다로 쓸려가는 일이 반복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래사장의 경우 옹벽으로 바람방향 등이 바뀌면서 매년 모래유출이 반복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한다면 학동의 경우 여러 해 동안 꾸준히 진행되던 몽돌 유출이 현실적으로 나타난 결과라고 본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려해상 동부사무소 관계자는 "자연공원법 제27조와 제82조에 따르면 국립공원 구역에서 몽돌을 채취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면서도 "자연적 유실 외에도 관광객들이 기념으로 하나둘씩 가져가거나 가방에 한가득 담아가는 등의 반출량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거제에코투어 김영춘 대표는 "몽돌은 무한하게 많은 게 아닌데 이대로 가다가는 아예 사라질 수도 있다"며 "소중한 자연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학동 흑진주몽돌해변은 거제 8경(景) 가운데 하나로 폭 50m에 길이 2㎞에 가까운 규모를 자랑한다. 파도가 만들어내는 흰 거품과 바닷물에 젖은 검은색 몽돌이 이루는 조화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환경부는 2001년 학동 몽돌에 파도가 스치고 지나갈 때 몽돌이 구르는 소리를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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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2013-11-05 18:28:01
선착장을 기준으로 반쪽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조류의 영향이 큰듯합니다.
몽돌이 굴러가는 파도소리 정말 좋았는데요, 하루라도 빨리 정확한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관광객들이 가져갔다는 것은 핑게 아닐까 생각됨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