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기사의 의도는 암을 사형선고처럼 받아들이는 현실에 암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 일거다. 문제는 이러한 5년 생존율의 향상이 조기검진의 효과인 것처럼 해석한다는데 있으며, 무엇보다 알만한 또는 알아야 할 전문가들조차 이런 해석을 한다는데 있다.
5년 생존율이란 암을 진단받고 5년 동안 생존한 사람의 분율을 말한다. 즉 100명의 사람들이 폐암으로 진단을 받았는데, 5년 동안 생존한 환자가 40명일 경우 40/100으로 5년 생존율이 40%가 된다. 이 수치를 흔히 사용하는 이유는 5년 생존율이 늘어났다는 것이 검진으로 암을 조기발견·조기치료함과 동시에 치료의학 기술이 향상되어 암 진단을 받고도 치료된 예가 많아졌다는 말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부터 말하면 암의 5년 생존율이란 통계는 그렇게 믿을게 못 된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주된 이유는 건강검진은 증상이 없을 때 받는 것이므로 검진에서 암이 발견되면 단지 진단 일이 앞당겨져서 오래 사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다음의 예는 미국 국립암연구소 홈페이지에 있는 것으로 우선 그림을 보자. 두 사람 모두 동일한 시점에 암이 시작하고 동일한 시점에 사망한 예이다.

그러나 5년 생존율은 첫 번째는 0%, 두 번째는 100%로 극단적으로 달라진다. 첫 번째의 예는 일반적인 상황으로 어느 날 증상이 있어 의사를 찾아가게 되고 그 증상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진단검사를 받고 최종적으로 암으로 진단된 경우로 67세에 진단 받고 3년간 생존하다가 70세에 사망하였다.
반면에 두 번째는 증상이 없을 때 암 검진을 받아 60세에 보다 일찍 암을 발견한 예로 암이 있다는 것을 첫 번째 예보다 7년 먼저 안 것에 지나지 않으나 진단 후 10년 생존한 게 되니 7년이나 차이 나 보인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사실은 동일한 70세에 사망하였다는 점이다. 마치 요술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렇듯 사망한 나이는 같은데 진단만 빨리 이루어진 것이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단순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개는 더 일찍 암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에 떨게 될 것이며 무력감에 빠질 것인데, 이러한 감정들은 결코 암의 예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연로할 경우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의료비를 포함한 직간접 경비도 엄청나게 더 들 것이다.
또 한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증상이 없을 때 일정한 주기를 두고 반복해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으로 찾아낸 암은 증상이 있어 의사를 찾아 진단받은 암보다 상대적으로 아주 천천히 진행하거나 퇴행하는 암 또는 정지한 암일 가능성이 더 높아 예후가, 생존율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어차피 진행이 빠르고 치명적인 암은 검진 시 놓치기 쉬워 '중간암'이란 형태로 발견되기 쉽다. 중간암이란 검진 때는 발견하지 못한 암이 검진 주기의 중간에 증상이 있어 의사를 찾아가 진단검사를 받고 찾아내는 암을 말한다.
특히 이런 암은 이전에 받은 건강검진에서 이상소견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경우라 안심하고 있다가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받기 십상이다.
우리나라처럼 대규모 건강검진을 실시할 경우, 건강검진으로 찾아낸 암은 진단시점이 앞당겨진다는 점과 상대적으로 천천히 진행하는 암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에 5년 생존율이 건강검진을 실시하기 전에 비해 항상 더 좋아 보이기 마련이다.
이를 두고 조기검진의 효과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난센스다. 같은 맥락에서 대규모 검진을 실시하는 국가와 않는 국가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암 치료의 진전 또는 조기검진의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려면 5년 또는 10년 생존율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사망률로 비교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 이미 1990년에 미국에서 발표되었다. 물론 암 검진의 효과를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암의 예후에 병기가 중요하다. 단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의 향상은 조심스러운 해석을 필요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