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진위 놓고 제각각 해석으로 지역사회 파문 커질 듯
#. 이길종
"복지재단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씹어주세요. 계속 씹어주세요."
모 도의원(여)의 소개로 남해안 이사장과 의례적인 만남으로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좋게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두 번 정도 "씹어주세요"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의미를 몰랐다가 '정치적 관변복지 우려'라는 기고문 때문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자 "앞으로 계속 씹어주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시 "정치인으로서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답했더니 갑자기 머리를 가슴에 세 번 정도 들이밀었다.
마치 소가 들이받는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팔을 잡아끌더니 "밖으로 나가자. 임마"라고 했다. 한판 붙어보자는 투였다.
그때 옆에 있던 권민호 시장에게 "시장님이 임명권자죠. 선출직 의원에게 하는 거 보셨죠"라고 말했다. 이후 주변에서 말려 자리를 떠나려고 밖으로 나갔더니 "이길종, 이길종"이라고 외쳤다.
#. 남해안
황당하다. 이길종 도의원과 함께 있던 도의원은 40년 만에 만난 동네 누나였다. 도의원끼리 있는 자리에서 인사를 나눈 것이다.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더니 "끝까지 파헤치겠다"고 이길종 도의원이 말했다.
그래서 가슴에 얼굴을 묻고 "뭘 파헤치겠다는 겁니까"라고 물었다. 그리고 다시 "사람들이 많으니까 나가서 이야기하자"며 소매를 잡았다. 밖으로 나왔는데 이길종 도의원이 가는 것을 보고 "이길종"하고 불렀다. 40년 만에 만난 누나 앞에서 "씹어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겠나?
#. 여성호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는 모른다. 당시 5m 정도 떨어져 등지고 있는 상태였다. 시장님께서 부르는 소리에 뒤 돌아보니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그래서 남해안 이사장만 끌고 밖으로 나왔다.
당시 거제지역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정확한 사실은 모른다. 밖에서 남해안 이사장이 "이길종, 이길종"하고 불렀던 것은 맞지만 막말을 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
◇망신스러운 일= 거제시가 전국에서 손님을 초청해 놓고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 지난달 31일부터 11월1일까지 열린 '제8회 지역사회복지협의체 전국대회'에서 벌어진 이길종 도의원과 거제시희망복지재단 남해안 이사장 사이에 발생한 실랑이 때문이다.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고성이 오갔고 이 장면을 당일 행사에 참석했던 사람들 상당수가 목격했다. 이중 많은 사람들이 전국 각지에서 온 복지협의체 관계자였다.
행사에 참석했던 거제시 관계자는 정확한 상황에 대해 잘 모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는 고성이 오가고 한바탕 시끄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 이길종 도의원은 "전국에서 복지단체 관계자가 모인 자리에서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공인(公人)인 희망복지재단 이사장이 시정잡배나 다름없는 막말 난동을 부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광경을 지켜보던 권 시장에게 저런 인사를 어떻게 재단 이사장에 앉혀둘 수 있느냐"며 반문했더니 "오히려 '나도 답답할 때가 많다'며 권 시장이 나를 진정시키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거제시 선출직은 시민이 뽑은 공복이다. 선출직 정치인을 이렇게 능멸한다는 것 자체가 거제시민을 능멸하는 셈이다. 이사장 직위 박탈이 즉각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또한 시민을 능멸하는 처사가 될 것이다. 권민호 시장의 결단을 바란다. 결단이 없을 시 시민사회의 큰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남해안 이사장은 "황당하다. 40년 만에 만난 누나 앞에서 '씹어주세요'라고 막말을 했겠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 거제시는 남해안 이사장에 대한 별도의 징계를 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거제시가 만든 재단이지만 독립된 기관으로서 이사회를 통해 이사장을 선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