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어릴 적에는 좋은 외국산 제품이 있으면 '국산화'라는 명목으로 똑같은 제품을 만들어 팔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은 우리나라 제품이 좋으니 중국에서 베껴서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후진국 혹은 개발도상국이 발전하려면 겪을 수밖에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모방 문화'인 것 같습니다. 베끼면서도 거리낌이 없었던 시대에 살았었는데, 지금은 양심의 문제 뿐만 아니라 (심각한 범죄 행위여서) 법적 처벌도 받을 수 있는 시대이니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한 것 같습니다.
저는 환자를 치료하는 일 이외에 몇 가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치과 의료 기구 개발입니다. 제가 만든 것 중 하나는 임플란트 시술 도구 '본펜' 입니다(그림1).
몇 년에 걸쳐 개발했고, 작년에 시판하여 국내에도 잘 팔리고 있지만, 몇 개 나라에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순조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최근 D사에서 본펜을 카피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그림2). 참고로 D사는 한국 치과의사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치과계의 거대 기업입니다.

그래서 많은 치과의사들이 D사에 높은 신뢰를 보이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D사는 좋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실추하고 말았습니다. D사 제품의 사용자로서 저 역시 무척 안타깝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지적재산권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단 의료계 뿐만 아니라 각계 각층에서 이런 '지적재산권 침해'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신용을 중시하는 선진국에서는 남의 지갑을 훔치는 것과 동일하게 남의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범죄 행위로 보는데, 아직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런 인식을 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예전보다는 많이 개선되었겠지만, 우리 문화가 더 성숙하려면 해결되어야 하는 과제인 것 같습니다.

사람의 심장이 세모 모양이었다고 합니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세모 심장은 한 바퀴를 돌면서 가슴을 콕콕 찔렀다고 합니다.
가슴이 아파서 차마 거짓말을 못했던 대다수의 사람들과는 달리 어느 한 사람은 꾹 참고 거짓말을 반복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세모의 꼭지점이 닳게 되었고, 어느 순간 그 사람은 거짓말을 해도 아프지 않게 되었습니다.
거짓말의 달인이 된 이 사람을 보고 사람들도 그렇게 해도 된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모두들 거짓말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대가 변하면서 심장은 하트 모양으로 진화합니다.
두 꼭지점은 닳아서 거짓말을 자유 자재로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최소한의 양심은 지킬 수 있게 한 꼭지점은 여전히 남았다는군요. 가끔씩 하는 거짓말에 뜨끔하신가요? 남아있는 꼭지점이 닳지 않게 노력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