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겅퀴
엉겅퀴
  • 거제신문
  • 승인 2013.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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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칼럼위원

엉겅퀴는 영어로 ‘시슬(thistle)’인데 이는 옛날 로마의 용맹한 장군 ‘시슬’의 무덤에서 피어난 꽃이기 때문이다.

다른 전설로는 영국의 어느 시골마을에 젖소를 기르는 소녀가 어느 날 장에 우유를 팔러가다가 엉겅퀴 가시에 찔렀다. 깜짝 놀라 넘어지면서 돌에 부딪쳐 어이없이 죽고 말았다. 소녀는 그 원한으로 죽어 젖소가 되어 길가에 있는 엉겅퀴를 모두 뜯어먹었다.

그래서인지 엉겅퀴는 가시가 억센데도 소가 좋아하는 풀이다. 북유럽에서는 엉겅퀴를 성모 마리아가 십자가에서 뽑아낸 못을 묻은 장소에서 생겨났다하여 엉겅퀴 가시가 마녀를 쫓는 효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엉겅퀴가 국화(國花)다.

옛날 스코틀랜드에 침입한 덴마크 군이 야습을 하기 위해 깊은 밤에 척후병을 먼저 성 밑으로 보냈다. 맨발로 살금살금 가다가 그만 엉겅퀴 가시에 찔려 비명을 지르는 통에 성내의 병사들이 깨어나 덴마크 군을 물리친 구국의 공로로 스코틀랜드의 국화가 되었고, 지금도 가터훈장 다음으로 엉겅퀴 훈장이 높다.

시골에서는 가시나물로 알려진 엉겅퀴는 꽃말이 고립, 고독한 사랑, 근엄이다. 무서운 독침을 연상하는 가시는 강자(强者)가 가지는 외로움과 근엄한 모습이면서도 보라색의 화려한 꽃을 피우며 도도한 자태로 뽐내고 있는 것이 이 풀의 매력이다.

엉겅퀴라는 말은 피를 멈추고 엉기게 하는 효능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줄기와 뿌리를 한의학에서는 대계(大?) 또는 지정(地丁)이라 한다. 특히 엉겅퀴생즙은 ‘마시는 정력제’다. 나이가 들어 정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면 조양(朝陽) 곧, 새벽 발기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 남성은 생즙 30g씩 마시면 잃었던 정력이 되살아난다고 알려져 있다.

보라색 꽃이 피는 엉겅퀴를 밀크시슬(Milk thistle)이라 한다. 이는 산모가 젖이 나오지 않을 때 차로 달여 먹었기 때문이다. 약효가 가장 좋다는 가을 엉겅퀴 뿌리로 술이라도 담아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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