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Etiquette)’은 남에게 지켜야 할 예절이나 예법을 말한다. 에티켓으로 문화인의 척도를 가름한다. 그러나 이 고상한 낱말의 배경에는 ‘화장실’냄새가 풍겨나고 있다.
유사 이래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궁전을 짓고 싶다는 프랑스 태양왕 루이 14세의 한마디에 무려 50년이 걸려 완성한 건축물이 베르사유궁전이다. 이 시대만 하더라도 프랑스에는 화장실이 없었다.
궁전 정원에서는 밤마다 귀족들의 파티가 열렸다. 그러나 문제는 화장실이었다. 남자건 여자건 파티 중에 볼일이 생기면 정원의 으슥한 곳을 찾았다. 따라서 파티가 끝난 정원은 악취로 가득했다. 궁전 정원사는 자기가 가꾼 정원이 오물로 더렵혀지자 어느 한쪽에서만 용변을 볼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하는 푯말을 세웠다. 에티켓은 ‘나무에 붙인 표지’라는 프랑스 고어 'Estiquier(붙이다)'가 그 어원이다.
향수의 개발은 악취를 없애기 위한 방편이고 하이힐은 오물을 밟지 않으려는 궁여지책의 개발품이다. 베르사유궁전도 악취를 없애기 위해 1,000그루가 넘는 오렌지나무를 심었다.
프랑스 왕들은 의자형 이동식 요강을 사용했다. 볼일이 생기면 손으로 탁자를 탁탁 치면 요강보이가 달려와서 요강을 대령한다. 그래서 지금도 유럽에서는 식당에 서 웨이터를 부를 때 탁자를 탁탁 치는 것을 제일 싫어한다.
중국 공중화장실에는 문이 없다.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농촌에는 아직도 문만 없는 게 아니라 칸막이조차 없이 여러 개의 구멍 위에 여럿이 함께 볼일을 보는 구조다. 독일에 가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는 좌변기라 하더라도 남자는 반드시 앉아서 오줌을 누야 하는 것이 그 나라 법칙이다.
인도는 아직도 가구의 절반 이상이 화장실을 갖추지 않고 있다. 인도 정부는 2년 전부터 '화장실 없으면 신부도 없다(no toilet, no bride)'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우리는 결혼 전에 궁합을 보지만 인도는 사위될 집에 화장실이 있는지 없는지를 먼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