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오케한푸튼의 윌리엄 노스모어(1660∼1735)는 전 재산인 8십 5만 불을 한 장의 카드에 걸었다가 실패하여 빈털터리가 되었다. 이 치명적인 손실로 크게 망하자 오케한푸튼의 시민들은 일종의 위자료라고 생각하고 1714년 그를 국회의원으로 당선시켜 주었다. 그 후 노스모어는 19년간이나 의원으로 시민들에게 봉사했다.
노름의 목적은 돈을 따는데 있다. 그런데 노름판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 중에 신기한 것은 끝나고 나면 잃은 사람과 딴 사람의 돈 계산이 절대로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항상 잃은 돈은 많고 딴 돈은 적다. 두 패를 놓고 발가벗고 혼자서 이쪽저쪽 옮겨가며 쳐도 나중에 돈 계산이 맞지 않더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노름판만큼 징크스가 많은 곳도 드물다. 예전에는 마을에 까치집이 보이지 않으면 도박촌이라 했다. 꾼은 까치집 가운데 가장 굵은 나뭇가지를 뽑아 흐르는 물속에 넣고 거꾸로 치올리면 노름판에서 돈을 따게 된다고 여겼다. 이 때문에 노름이 성한 마을에는 까치집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노름은 어떤 신성한 의식과도 같았다. 일진(日辰)을 보고 좋은 날과 불길한 날을 점쳤다. 아내와 잠자리를 하지 않았고, 손톱은 물론 목욕도 하지 않았다. 도박판에 나갈 때는 여자 팬티를 입는다는 건 널리 알려진 습속이다. 노름 중에 돈을 빌려주면 끗발이 샌다고 여겼고, 끗발이 안날 때는 화장실에 다녀오게 되는데, 뭘 만진 손으로 패를 잡으면 잘된다고 믿었다. 끗발이 좋은 사람의 신발을 엎어 놓으면 신통하게도 끗발이 죽게 된다.
요즘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연예인들의 도박은, 도박의 기초도 모르고 접근하니까 돈 잃고 망신당하고 인기도 직장도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