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여 작품 활동 마무리 하고 세상 시련 즐기러 나와

그동안 익숙했던 통영시장·통영세무서장 '진의장'이라는 행정가 타이틀을 내려놓고 화가로서 우리들 곁에 다가온 진의장 씨가 서울과 통영에 이어 거제시민들을 만나러 온다.
지난 10월17일 서울 인사동 예화랑 전시회, 11월11일 통영시민문화회관 전시회의 대성공을 발판삼아 2014년 새해 거제에서 전시회를 갖는 진의장 전 통영시장을 만났다.
지난 2003년부터 20010년까지 제5·6대 통영시장을 역임한 그는 20011년 7월 상경, 독지가의 도움으로 잠시 접어놨던 붓을 들기 시작했단다. 작품이야기에 앞서 진의장 화가는 대뜸 음식이야기를 했다.
통영에 음식문화가 발달했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많이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통영 출신 토지의 작가인 박경리 선생도 했던 말이라고 덧붙였다.

화가 진의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통영시 제5·6대 시장을 역임했으나 사고가 났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SLS조선 사건이다. 하지만 진 시장은 결백을 주장했고, 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
갑작스러운 화가로의 변신과 관련 진 전 시장은 "지방행정 수장으로써 바쁜 일정과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그 기간 동안 작품 활동에 발목을 잡혔을 뿐 작품 활동은 예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들은 상경 이후 '엉어리 진 것들을 토해내듯' 무려 200여 점을 그려 세상에 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월17일 서울 인사동 예화랑 전시회에 40여 점을 선보이고 이어 11월11일부터 고향인 통영 시민문화회관 전시실에서 11일간 일정으로 120여 점의 작품을 공개했다.
당시 진 시장은 지방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붓을 들면 늘 상 고향 통영에 검은 비가 내리고 바다가 생각났다"며 "3평도 안되는 작업실에서 수양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작품들 또한 진 시장이 사랑하는 통영의 바다와 동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술평론가 오광수 씨는 "과거의 회상이든 현재의 삶에 근거한 것이든 통영이란 시공간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그의 태반의 작품이 고향에 대한 헌사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평했다.
진 전 시장은 작품 '해조음'(캔버스에 혼합재료·53×45cm)에서 "밤바다는 내 마음 속 음악"이라고 말한다. 또 소주 5병을 마시고 그렸다는 사자탈(캔버스에 혼합재료·101×78cm)은 불안·공포·놀람을 표현한 자화상 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서울전시회를 찾은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은 진의장 시장 재직 시 '바다의 땅'을 작명해준 일화로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회 작품 중 눈 덮인 충렬사의 동백꽃 작품에 '완설(玩雪)'이라는 작품명을 달아주기도 했다.
류 전장관은 "완설을 비롯한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이 수작들이 많다"며 "어디를 가던 진 시장의 작품이다 할 정도로 특별한 표현력이 있다. 또 '바다에 내린 비'를 보면 그냥 물방이 아닌 선으로 빗줄기를 표현해 자유롭고 자연스러움이 돋보인다. 특이한 표현과 시각이다"이라고 평가했다.
또 미술평론가 오광수 씨는 "과거의 회상이든 현재의 살에 근거 한 것이든 통영이란 시공간과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이 고향에 대한 헌사임을 파악할 수 있다"고 평했다.

스스로도 '원뿌리는 거제'라고 말한다. 따라서 그가 내년 1월22일부터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2주간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 전시회의 주제가 '나를 키워준 것들에 대한 고향에 대한 감사'와 무관하지 않다.
특히 그의 작품 '완설'과 같이 눈 속에서도 붉은 빛을 뽐내며 아름다운 자태를 잃지 않고 시련을 인내하는 동백꽃과 같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통영의 문화예술을 발전시킬 적임자로 낙점 받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작품 중 하나라고 말한 완설은 '눈을 즐긴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년 여는 상경해서 칩거하다시피 작품 활동에만 전념했지만 이제 세상으로 나와 시련을 즐길 준비가 됐다"는 말로 완설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통영에서 나고 자라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통영시장을 역임한 화가 진의장 전 시장은 1980년 도쿄미술관에서 열린 '아시아 현대미술전', 1988년 파리 그랑 팔레의 '살롱 도톤전'과 1993년 '살롱 앙데팡당전' 등의 전시에 꾸준히 작품을 출품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