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찌거나 한 해가 간다. 몇 날 며칠 후면 새해다. 누구나 조급해진 일이 더 많지 않을까? 새해에 할 일들을 생각하면 그만큼 벅찬 제마다의 꿈이 아니더라도 설레는 발걸음이 새해 새 아침의 상서로운 공기를 다들 마음껏 마실 것 만 같다
갑오(甲午)년 새해가 청 말띠라고 많은 사람들이 벌써부터 천기적 힘을 닿는 대로 보태려고 하는 것이다.
왜 청 말띠냐고 하는 것은 갑(甲)이 오행 중 목성(나무의 성질)에 들고 오(午)는 열두 띠에서 말(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금목수화토가 오행이고 금은 흰색, 목은 푸른색, 수는 검은색, 화는 붉은색, 그리고 토는 노란색으로 우리의 조상님들은 생래적으로 음양오행설의 친숙함과 철학적 힘을 숭앙해왔다.
자축인묘진상미신유술해 이른바 열두 띠에 오의 자리는 말이라는 동물이 상징한다. 금이 왜 흰색이 되며 물이 왜 검은 색이 되는지도 우리들은 자손들답게 곧 정다운 유추를 해내고 마는 것이다.
그것은 물이 깊을수록 검은 빛을 띄게 되며 그래서 한여름 더위에 아주 새까만 검은색 드레스가 거부감 없이 물의 차가운 속성을 즐기게 하는 것이다. 금이 분명히 황금색으로 노른 빛이 되어야 하겠으나 이것 또한 아주 고가 한 백금이야말로 희고 흰 백금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정감으로 따져도 토는 흙으로 황토 빛 노란색이 되며 목은 나무들의 푸른 빛을 그 속성에 둔다고 볼 수 있다. 화는 불꽃이 적나라하게 붉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참에 무슨 오행설이며 시대에 뒤떨어진 발상이라고는 하겠지만 현대 과학의 수천 가지 물질 분석 유형을 따르더라도 나노(nano)세계의 소립자적 분류는 결국 하나의 핵 내지 몇 개의 전자적 구성체로, 그만큼 조상들도 우주생성 물질의 명확성을 핵 불가분의 음양법칙 내지 음양에서 파생된 다섯 가지 오행준칙에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질서를 중하게 여기고 우주법칙의 준열함에 우리들의 마음을 넓히고 도리에 수긍해야 하는 자세는 세모와 새해의 갈림길에서 새로운 설계와 각오로 임해야 하는 것은 누구나 자연의 선 순환적 위대한 힘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갑오년 새해의 푸른 말처럼 한낮의 강열한 의지를 내세워 만반의 도약을 약속하는 에너지와 힘 역시 자연에 대한 외경과 믿음의 선순환적 비축과 희망의 업보를 만끽 할 때 가능하다.
그것은 숙청에 앞서 인간의 도리를 다할 뿐만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창조적 성실을 불굴의 신념으로 승화시킬 때 참다운 민주주의의 꽃을 피운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앞서야 하는 정치지도자들이 아직도 통일의 알찬 발걸음을 못 내딛고 편당의 어설픈 작위들만 내세우는 것 같아 세모의 분위기가 자못 흐리게 느껴지기도 한다.
북한의 급변상황은 그 양상이 강포(强暴)의 극을 들어내는 것 같아 이때일수록 국가 안보와 결연한 단결이 위급해지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여야와 정부가 가리지 않고 자성(自省)의 힘을 다하여 그 어떤 도발에도 대처할 수 있는 합의에 나선 것은 새해의 빛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지난 12월5일 95세로 서거한 남아공 흑인 초대 대통령 넬슨 만델라의 27년 옥살이는 수백 년의 인종차별과 백인압제의 벽을 허물고 평등한 인권을 그의 조국에 안겨주었으며 고초와 시련의 날을 원망과 갈등과 보복으로 되돌리지는 않았다.
그는 화해와 용서와 관용으로 결코 좌절과 퇴굴(退屈)함이 없이 마침내 가해자인 압제자들의 진실된 고백을 이끌어냄으로써 원죄와 같이 어려운 죄악의 꼬리를 끊게 하였으며 세계인의 사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소식은 갑오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사회의 깊은 뉘우침과 새로운 도약의 큰 힘이 되고 있다.
반드시 갑오(甲午)년 새해의 밝은 해는 다시 뜨고 있다. 솔직한 자성과 반성, 편당과 아집의 벽을 허무는 일, 우리 모두 자발적 쇄신이 앞서야 한다.
그러한 다음의 온 국민의 인류애적 실천, 이러한 선 순환의 나이테를 한 점 어긋남이 없이 새 역사에 새기는 국력의 세계적 성장은, 우리 모두의 새해에 다지는 기원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