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새해
함께하는 새해
  • 거제신문
  • 승인 2014.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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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수 칼럼위원

▲ 김계수 거제시외식업지부 사무국장
아내는 15년 넘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 그리고 15년 째 실패하고 있다. 다이어트에 관한 이론은 완벽한 경지에 이르렀다.

혹 다이어트 해야 한다고 고민하는 것이 다이어트 한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콕 찔러 물어 보면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는 것이 다이어트래" 하고 웃음으로 넘긴다. 다이어트의 목적은 다이어트 하는 행위의 시간에 참여자가 되는 것이지, 다이어트의 실천 방법을 아는 것으로 끝나고 마는 경우가 많다.

어디 다이어트만 그렇겠는가? 개인이든 조직이든 새해가 되면 이러 저러한 계획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현실과 일상에 계획들이 서로 대립되고 이해관계에 맞물리면서 작심삼일이 되기도 한다.

계획은 세우라고 있는 것이고, 추진은 단 1초도 정지해 있지 않은 일상들과 부딪히면서 더디게 이루어지거나 또는 사라지기도 한다.

새해 혁신을 강조하겠다던 조직이 혁신을 하는 행위 실체는 추진하지 않고 혁신 전문가를 초빙해 이론을 배우고 토론을 하면서 참여하는 자체를 혁신이 되었다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성인의 책을 읽고 나서 마치 성인이 된 것처럼 아는 체를 하지만, 실상은 지식이 머리에 차 있을 뿐, 성인의 기준을 따른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처럼 말이다. 이념이 지배하는 틀에 갇혀서는 그 무엇도 계획에 대한 실제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고 본다.

그것은 학교에서 정의와 도덕을 배우고 졸업한 엄청난 학생 수 만큼 이 사회가 도덕과 정의의 질이 높아졌는지 생각해 보면 안다.

2013년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통과 불통의 정의는 2014년에도 명쾌한 답이 내려지지 않은 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런 논의는 거대담론을 즐겨하는 정치가에 맡겨 두기로 하고, 다이어트를 고민하는 일상의 사람들이 생활 속에 함께 실천했으면 하는 새해소원들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지역사회의 시민들로 이루어진 사회단체에 관심을 가져보기로 하자. 세태를 보고 욕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개인을 대신하여 정의를 바로 세우려 하는 시민단체에 단돈 천원이라도 후원한 적이 있는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타인을 위한 배려가 없는 일방적인 비판은 조심해야 하지만, 쉽게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이유 없이 시민단체를 욕하거나 외면하기도 한다.

지역사회의 일에 관심을 가져 보면 보이지 않던 진실을 알 수도 있고, 생업 때문에 바쁜 나를 위해 대신 싸워주는 시민단체에 관심을 가지는 과정 속에 객관적인 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한 해 한번이라도 손을 잡아 주었으면 한다. 구걸하는 사람에게 동전을 준적이 있는가? 불편하고 불쾌하지만 피하기는 껄끄러워 머뭇거린 적은 없는가? 라고 자주 자문했으면 한다. 남을 돕는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지만, 가난하고 몸이 불편한 사람들은 나의 건강함을 대신해 아파주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남의 일이 아닌 나의 일이 되기도 한다.

소통과 인정이 넘치는 지역사회를 위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모든 문학작품은 인간의 삶을 총체적으로 연구하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하지 않는가.

스티브잡스가 인문학적 상상력에서 자신의 발명이 나왔다라고 밝힌 이후 인문학적 열풍이 불고는 있지만,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인문학 독서량은 1년에 고작 3권 이하 정도라 한다. 일주일에 스마트기기에 3~4시간 할애하면서 책이나 신문에 투자하는 시간은 고작 6~7분이란다.

이혼률 1위, 자살률 1위, 행복지수 꼴찌, 이런 부끄러운 지수는 인문학 소양의 부족에서 오는 적막함이 아닐까 한다.

2014년에는 아이들이 많이 뛰어 놀았으면 한다. 친구끼리 싸움도 하고, 놀고, 무전여행도 하게 해서 각자 개성을 살릴 기회를 줘야 한다. 밤늦게 학원에 빠져 나오는 공장 제품과 같은 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인간은 하루 7~8시간은 수면을 취해야 하는데 부족한 수면과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해 오는 병폐가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새 날을 맞이해 계획을 세우는 행위는 결과에 대한 부푼 기대만큼 기분 좋은 일이다. 올해는 무언가 이뤄질 것 같은 느낌, 건강하고 웃는 날이 많아지는 새해 기대로 2014년 갑오년, 푸른 말을 타고 함께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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