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FGSS, 삼성 세이버 핀 등 독자적 기술 개발 성공

국내 조선업계가 불황의 파고를 특화된 기술로 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조선업계의 화두도 친환경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곳은 대우·삼성·현대 등 조선 빅3다. 이들의 특화된 친환경 엔진기술은 이미 실용화 단계에 와 있으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대우조선해양(사장 고재호)은 자회사인 신한기계를 통해 선박에 기존 벙커C유 대신 천연가스를 연료로 주입하는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FGSS)'를 제작했다. 대우조선이 보유한 FGSS 원천기술과 특허를 통해 신한기계가 제품화한 것이다.
벙커C유의 단위열량당 가격은 액화천연가스(LNG)의 2배 수준으로 FGSS는 선박의 연료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이는 효과가 있다.
또 동급 출력의 디젤엔진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23%, 질소화합물80%, 황화합물 95% 정도 감소시킨다.
대우조선은 세계 최대 선박엔진 업체인 독일의 만디젤&터보(MDT)와 특허 계약을 맺어 향후 FGSS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2016년부터 환경규제 강화를 예고한 상황에서 천연가스 추진 선박은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과 함께 거제지역의 조선 빅3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5년까지 30%, 2030년까지 70% 감축한다는 녹색경영 선포 이후 친환경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 '세이버 핀'은 선박 외판에 장착하는 구조물로 선체 주변 물의 흐름을 제어해 선박 운행에 소요되는 연료를 줄이는 장치다. 이 장치는 최대 5% 연비개선 및 선체 진동도 50% 정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선박이 1년간 사용하는 유류비는 선박 가격의 20~30%에 달하기 때문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연간 사용 유류비용 400억 원 중 5%를 절감하면 1척당 20억 원의 연료비를 절감하는 셈이다.
또 삼성중공업은 한진해운과 함께 선박 연료소모량을 최대 15% 절감할 수 있는 '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선박 통합 에너지관리 시스템은 운항경로와 트림, 엔진 및 추진 성능, 배기가스 배출량 등 선박의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분석, 관리함으로써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현대중공업도 생산성 향상을 위해 정보통신기술(ICT)를 접목했다. 해양플랜트의 정밀한 오차 측정을 위해 개발된 '3차원(3D) 스마트 정도관리 시스템'은 해양구조물의 입체영상을 만들어 3D 설계도면과 비교해 오차를 분석한다.
이 과정에서 두 개의 구조물을 조립하기 전에 시뮬레이션을 통해 조립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해 조치할 수 있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불황의 파고를 기술력으로 넘기 위해 양보다 질적 성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특허청에서 발표한 조선분야의 특허 관련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조선분야 특허출원은 전년대비 18%(580건) 감소한 2661건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선분야 특허등록은 전년대비 63%(552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허출원량을 늘리는 것 보다 특허등록률을 높이고 핵심특허를 확보하는 등 특허의 질적인 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조선 빅3의 특허등록건수는 전년대비 67%(831건) 증가했으며 이중 거제지역의 경제 축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은 지난해 각각 90.7%, 87.1%의 높은 특허등록 증가율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