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마(靑馬)해의 소망
청마(靑馬)해의 소망
  • 거제신문
  • 승인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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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 (전 부산YMCA 이사장)

동녘에서 붉은 해가 힘 있게 솟았다. 새해가 어김없이 밝았다. 올해는 갑오(甲午)년 말의 해, 진취적이고 활발하고 행운을 상징하기도 하는 곧 청마(靑馬)의 해라 불려진다. 갑오년은 역사적으로는 120년전, 1894년에 개화당에서 제도개혁을 전개한 갑오개혁(甲午改革)이 있었던 해이기도하다.

말은 밝은 미래와 희망을 약속하고 신의(信義)의 상징으로 옛부터 강인한 행동감을 상징해 왔으며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말은 달린다. 올해는 우리 모두 청마의 기운을 받아 우리 대한민국의 경제가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활성화 되고 이 나라 정치도 반목과 질시와 갈등에서 벗어나 소통하는 정치로 발전되기를 기대하며 아울러 모든 사람들이 청마처럼 진취적이고 활기가 넘치는 건강한 한해가 됐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말은 청각도 좋고, 후각도 좋고, 기억력도 좋지만 달리는 것을 좋아한다. 어쩌면 말에게는 달리는 것이 전부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2014년 새해에는 우리모두 말처럼 열심히 뛰고 땀흘리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청마의 해라고 해도 열심히 땀흘려 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행운은 결코 우리에게 찾아오지는 않을 것이다.

청마(靑馬) 유치환은 다른 여러 말이 필요없는 우리나라 시문학계의 거목이시다. 마침 내 고향 거제인이기도 한 유치환 선생의 아호가 청마인지라! 깃발, 바위, 행복 등 옛날에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도 있거니와 너무 아름답고 의미있는 시(詩)들이라서 지금 당장이라도 줄줄 외울 수가 있을 것 같아서 60년만에 찾아온 청마의 해에 청마 유치환선생님을! 그리고 고향의 대선배님을 추모하며 떠올려본다.

갑오년 새해에는 '비움'과 '채움'을 위해 말처럼 열심히 뛰면서 노력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벼농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논에는 항상 물이 가득히 차 있으면 벼가 잘 자라는 줄 안다. 하지만 아니다. 논에 항상 물이 가득 차 있으면 벼가 부실해서 바람에 잘 넘어지고 결실을 잘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가끔씩 물을 빼고 논에 물을 비워야 햇볕도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해서 벼가 튼튼하게 자라고 태풍에도 잘 견디어서 알찬결실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때로는 삶의 그릇에 물을 채워야 할 때가 있고 때로는 물을 비워야 할 때가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에는 항상 모든 상반된 것 들이 존재 한다. 그래서 강한 것과 약한 것, 높은 과 낮은 것, 야당과 여당, 보수와 진보 사용자와 노동자, 가진자와 못가진자, 배운자와 못배운자 등 항상 이것들은 자기중심으로 고착된 욕망과 이기심이 대립과 충돌의 결과로 세상민심이 너무나 편을 갈라 자기 편 만이 옳다고 아웅다웅 하고들 있기에 보는 것 만으로도 사람을 지치고 짜증스럽게 한다.

그러나 '푸른 하늘은 말이 없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참된 진실은 언젠가는 밝혀지게 되므로 그렇게들 서로 부딪치고 다툼을 일삼을 턱이 없다.

중국에서는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말로 '세상만사새옹지마'(世上萬事 塞翁之馬)란 말을 쓴다. 지금은 좋아 보이는 일이 훗날에 나쁜 일의 단초가 될 수 있고, 지금은 나쁘게만 여겨지는 일이 훗날에는 좋은 일로 바뀌어 지게 될 수 있다는 뜻에서 이르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스스로 좋아져 간다고 느끼는 것 중 하나가 날마다 생활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 대하여 초연(超然)해 질수 있다는 점이다, 울지 않는 두견새를 두고 일본의 세 인물에 담긴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울지 않는 새는 필요없으니 죽여 버리겠노라"고 했고, 도요도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목을 비틀어서라도 어떻게 하든지 울게 하겠노라"고 했다. 도꾸가와 이예야스(德川家康)는 "울 때까지 기다리겠노라"고 했다. 올해 청마(靑馬)의 해에는 우리 모두가 너무 조급하게 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지 말고,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좀 여유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관용함이 있어야만 하겠다.

60년만에 찾아온 청마의 해에는 우리 모두 진취적이고 활발하고 적극적이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힘있게 달리는 청마처럼 생활해서 행운(幸運)을 얻어 누리는 참 복(福)된 한해, 청마의 해가 되었으면 하고 소망(所望)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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