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철훈(계간《문장21》 발행인 )
저 맑은
속살 좀 봐
어둠까지
다 보이잖아
이젠
건져 올려 봐
바다 가득
고였잖아
용트림
비상의 꿈이
세상 열고
있잖아
-시집 『울긋불긋 가렵다』에서
·시 읽기: 제3회 한국해양문학상(1999) 수상작 중 한 편이다. 시인은 일출이 지는 바다에서 붉은 해의 용트림을 보고 있다. 비록 시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일몰이 지는 이 찬란한 광경을 바라보면 가슴 벅차지 않을 사람은 없으리라. 아침에 솟아오르는 태양에 대한 경외함보다도 때로는 지는 해를 보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며 가슴속에 차오르는 강렬한 불꽃을 느끼게 되리라. 시인은 이 시에서 어둠을 살라 먹고 화창한 꿈을 펼쳐 보려는 삶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새해가 밝았다. 새해의 첫 시를 태양으로 잡은 것은 태양이 암시하는 상징적 의미인 '비상의 꿈'을 펼쳐 보길 기원하기 때문이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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