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철
곽상철 경남 거제 출생 |
활짝 핀 벚꽃의 함성을 듣는다
벌들은 윙윙거리며 글줄의 행간을 읽고
태풍에 쓰러져가는 벚나무를 쪼는
쇠딱따구리의 울림이 교실 창문을 기웃거린다.
내 삶보다 더 많은 나이테로 내려앉은 그늘에서
먼저 왔던 많은 사람들의 포개어진 그림자 위로
내 젊음이 지나온 그림자를 본다.
쇠딱따구리의 울림이 공염불이 아니길
마지막 남은 힘을 보태어야지
내 삶의 절반을 깔고 앉은 느티나무 그늘의
묵은 각질을 한 겹씩 벗기며
날마다 새로운 꿈 드리울 느티나무여!
·시 읽기: 시인은 거제에서 근무하는 현직 교장이다. 이 시는 시인의 첫 시집 『느티나무 그늘에서』의 표제시다. 꿈을 키워 나가는 제자들이 잘되기를 기원하는 마음과 스승으로서의 길을 형상화 했다. 느티나무는 말이 없다. 그 오랜 세월동안 묵묵히 제 자리를 지켜온 삶의 증인이다. 시인은 그 느티나무에서 '내 젊음의 지나온 그림자'를 오버랩 시키면서, 스승으로 평생을 살아온 삶을 반추하고 있다. 이 시는 묵은 각질을 한 겹씩 벗기며 날마다 새로운 꿈을 꾸는 느티나무 그늘 아래 앉아 진정한 스승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노래하고 있다. 시 속에서 풍겨나는 진한 스승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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