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구한정면허 허가구역까지 3곳 더 늘린 것으로 파악…거제시, 엎친 데 덮친 격에 울상
전국 최고의 위판량과 품질을 자랑하는 거제대구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처했다.
수년 째 계속된 어업인 간 조업구역 마찰로 지난해 대구축제가 취소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에 타격을 입은데다, 부산 강서구가 가덕대구 브랜드화 추진을 서두르며 인지도 제고를 위한 고지 선점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강서구청에서 대구 한정어업면허 허가구역을 3곳 더 늘려 어획량 경쟁력 확보에까지 나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의 상황은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라는 속담과 같은 형국이다. 대구자원 회복의 일등공신인 거제시가 내분으로 인해 타 지자체에 속 알맹이를 고스란히 내주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강서구청은 최근 '가덕대구 브랜드개발 용역 보고회'를 열고, 사업비 2000만원을 들여 가덕대구의 브랜드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덕대구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이달 말까지 지리적표시제 등록과 브랜드 마크·꼬리표 제작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가덕대구의 브랜드화 추진은 지난 2005년부터 8년 동안 시행한 대구 인공수정란 방류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면서 어획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창원시 의창수협 위판량 기준 2010년 11월~2011년 2월까지 3만9000마리였던 대구가 2011년 11월~2012년 2월까지 4만6000마리, 2012년 11월~지난해 2월까지 6만5500마리로 증가했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매년 금어기를 틈타 극성이던 원산지 허위표시 판매 문제도 가덕대구의 브랜드화를 서두르는 이유가 됐다"면서 "타 지역에서 잡힌 대구가 가덕대구로 둔갑해 비싼 가격에 팔리는 탓에 어민들의 불만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제대구와 차별화를 통해 가덕대구의 브랜드를 널리 알림으로써 어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강서구청은 가덕대구의 어획량 확보를 위해 지난해 12월까지 대구 한정어업면허 허가구역을 3곳 더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당초 10곳이던 어업 구역은 13곳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지역 어민들이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화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거제시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형국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시어(市魚)인 대구의 지리적표시 단체포장 등록을 추진했지만, 어민간의 조업갈등으로 사업이 현재까지 표류 중인 상태"라면서 "최우선적으로 대구잡이 어민들의 갈등이 봉합돼야만 다른 문제점들도 차례로 풀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개인적 감정과 자신들만의 이익 추구를 위해 약속을 헌신짝처럼 던져버리는 어민들의 행태를 보고 있자니 분노를 넘어 안쓰럽다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어민들 스스로가 양보와 타협을 통해 해묵은 갈등을 치유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구 한정어업면허 허가의 경우 타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보더라도 문제점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그렇다고 강서구청에 허가취소를 종용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