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로포장이나 수도 요금 문제 등 생활민원에서부터, 해양플랜트 국가산단 지정 등 국책사업까지 건의사항도 다양했다. 이에 권 시장은 성실한 자세로 답변하면서 주민들을 설득했다. 실무적인 사항은 담당부서장이 직접 설명토록 했다.
몇 년 동안 해결되지 않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질책이 쏟아졌다. 어떤 주민은 항의성 발언으로 시장과 일문일답까지 이어지는 상황도 생겼다. 이와는 달리, ‘청렴도’ 향상과 시 재정 부채 줄이기 성과에 대해서는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몇 개 면ㆍ동에서는 꽃다발도 받았다. 이에 권 시장은 ‘마음이 상해’하거나 ‘기분이 좋다’고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열띤 대화의 장은 예정된 시간을 넘기기가 일쑤였다. 사회자가 “시간이 다 됐다”는 안내를 해도 막무가내였다. 그래도 권 시장은 웃음기 가득한 답변으로 한분의 주민이라도 더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자세다. “노래도 앙코르가 있는데, 하실 말씀이 있으신 분은 한 분만 더 앙코르를 받겠다”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며 발언 하려는 주민들이다.

주민 건의사항은 듣는 것으로 끝을 내지 않았다. 간부회의에서 담당부서로 하여금 즉각적인 처리를 주문했다. “단번에 처리할 문제는 즉시 해결”토록 하고 “시간과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는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어 무엇보다 “주민들이 신뢰 할 수 있도록 공무원이 진정성을 보여 줄 것”을 강조했다. 면ㆍ동장에게는 “시장을 대신하여 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이 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9일 동안 오전ㆍ오후로 나눠 19개 면ㆍ동 순방을 마친 권민호 거제시장. 지겨울 정도로 똑 같은 일정을 반복적으로 소화하는 권 시장의 고뇌는 무엇이며, 시민들에게 무엇을 전달하려 했을까? 답은 주민설명회에 있었다.
“저는 시장 취임 이후 오직 두 가지를 고민하고, 이의 실천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우선, ‘청렴’ 실천으로, 1천여 공직자와 함께 노력한 결과 큰 성과를 냈다. 다른 하나는, ‘거제의 미래’에 대한 고민입니다. 거제동?서간연결도로(명진터널) 건설은 지난 40년 간, 지역 정치인들이 해결하지 못했던 숙원사업으로, 착실히 준비한 결과 목전에 해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미래 거제의 밑그림 준비와 이를 완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2014년 들어 새해 시정업무를 설명하는 주민과의 대화. 시민과 소통을 강조하는 권 시장은 이번 순방을 통해 시민들의 직접적인 입을 통해 327건의 민원을 몸으로 들었다. 이제는 그 민원이 어떻게 해결될지 지켜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