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 한의학
성과 한의학
  • 거제신문
  • 승인 200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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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용하 용하한의원 대표원장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성생활을 하는 것은 기본적인 생활 중의 하나이다. 성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분비되는 호르몬 및 분비물을 한의학에서는 ‘정’이라고 표현하였다. 우선 한의학에서 정에 대하여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동의보감을 통해서 살펴보자.

‘정’이란 가장 좋은 것을 말한 것이다. 사람의 정은 가장 귀한 것이지만 그 양은 매우 적어서 온몸의 정을 다 합하여야 모두 한 되 여섯홉이 된다.

이것은 남자가 16세까지 정을 배출하지 않았을 때의 분량으로, 한 근의 무게가 됨을 말한다.
정을 쌓아 가득히 채우면 석 되가 되고, 정을 손상하거나 잃으면 한 되가 채 안되다.

정과 기는 서로를 길러주는데, 기가 모이면 정이 가득하게 되고 정이 가득하면 기가 왕성하게 된다. 매일 먹는 음식의 정미로운 것이 정이 되기 때문에 ‘곡식’을 뜻하는 ‘미’와 ‘생명의 푸른빛, 왕성함’을 뜻하는 ‘청’자를 합쳐서 글자를 만들었다.

사람이 16세가 되면 정을 배설하게 되는데, 한 번 성교를 할 때마다 반 홉 분량의 정이 줄어든다. 잃어버리기만 하고 더해주지 않으면 정이 고갈되어 병이 생기게 된다.

그러므로 욕정을 절제하지 못하면 정이 소모되고 정이 소모되면 기가 쇠약해지고 기가 쇠약해지면 병이 생기고 병이 생기면 몸이 위태로워진다.
그러므로 어찌 정이라는 것을 인체의 가장 귀한 보배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선서’에서는 “음양의 도는 정액을 보배롭게 여기니, 삼가 정을 지키면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였다. 정을 버려 손상됨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러면 빨리 노쇠하여 수명이 줄어들게 된다.

사람에게 있어 보배롭게 여길 만한 것은 목숨이고, 아낄 만한 것은 몸이며, 가장 중하게 여길 만한 것은 정이다.

간의 정이 든든하지 못하면 눈이 어지럽고 광채가 없어지며, 폐의 정이 부족하면 피부와 근육이 마르고, 신의 정이 견고하지 못하면 신기가 줄어들고, 비의 정이 든든하지 못하면 치아가 들뜨고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

만약 정이 소모되어 없어지면 바로 질병이 생겨서 죽음에 이르게 된다고 하였다.

정이 가득 하면 기가 왕성하고, 기가 왕성하면 신이 왕성하고, 신이 왕성하면 몸이 건강하고, 몸이 건강하면 병이 적어 몸 안으로는 오장이 널리 번성하며, 겉으로는 피부가 윤택하고 얼굴에서 빛이 나며 눈과 귀가 총명하고 늙어서도 더욱 건강하다”고 하였다.

‘황정경’에서는 “서둘러 정실을 지켜 헛되게 배설하지 말고 잘 막아서 보배롭게 여기면 오래 살 수 있다”고 하였다.

‘황제내경’에서는 64세를 정과 수가 고갈되는 나이라고 보아 욕망을 절제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천금방’에 수록되어 있는 ‘소녀론’에서는 60세에는 정을 지켜 배설하지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는 욕정을 끊어야 한다는 말이다.

절제하여야 할 때 절제함을 알지 못하고, 끊어야 할 때 끊지 못하면 이로 인하여 삶을 잃게 되니 이 모두는 자기가 얻은 것이다.

나이 40전에 제멋대로 한 짓이 많으면 40이후에 기력이 갑자기 쇠퇴함을 느끼게 되는데, 쇠퇴해지면 여러 가지 질병이 많이 생겨 오래도록 낫지 않고 결국은 목숨을 구하지 못한다.

만약 나이가 60이 넘어 수십일 동안 교합하지 않아도 마음이 평안해진다면 저절로 정을 잘 지켜 튼튼하게 할 수 있다.

또한 갑자기 성욕이 왕성하게 일어나는 것을 느껴도 반드시 삼가 억제하여야 하며, 마음대로 욕심을 다 채워 제 몸을 죽게 하여서는 안 된다. 한 번 억제할 수 있다면 한 번 불을 꺼서 한 번 기름을 더하는 것이 된다.

만약 참지 못하고 욕망을 쫓아 정을 배설한다면 이는 기름불이 꺼지려 하는데 오히려 기름을 없애버리는 셈이 되니 스스로 막아야 되지 않겠는가?

‘선서’에서는 “색욕이 많으면 정을 손상하게 되니, 정을 절제할 수만 있다면 장수를 누릴 수 있다”고 하였다.

섹스는 적당히 하면 호르몬대사, 신진대사, 심리적인 안정과 즐거움을 줘서 삶을 활기차게 해준다.

지나치면 몸이 피곤해져서 녹초가 될 정도가 되기도 하고, 머리가 멍해서 집중이 잘 안되고 귀가 자주 울고, 어지럽기도 하고, 피부가 윤택한 기가 없어져 거칠어지고, 가슴이 자주 답답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고, 눈이 침침하고, 얼굴에 열이 자주 올라오고, 전신 뼈마디가 화끈거리고, 오후가 되면 열이 자주 올라오고, 갈증도 많이 나고, 땀이 많이 난다.

소변이 시원하지 않고, 허리나 다리가 시큰거리게 아프고, 엉치가 자주 뻐근하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다리가 무겁고 힘이 없다. 차아가 잘 흔들거리고, 목안이 바짝바짝 타고, 발기가 잘 안되고, 쉽게 사정하는 조루가 생기고, 여성들은 불감증이 생긴다. 질에 염증이 자주오고 냉이 많아지고, 음부가 헐기도 한다. 구취가 심해지고, 소화불량이 생긴다.

여자는 간의 기운에 의해서 자궁이 조절되므로 간을 주관하는 숫자인 3일에 한 번씩 섹스를 하면 좋고, 남자는 화의 기운에 의해서 움직이므로 화의 숫자인 7일에 한 번씩 섹스를 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기본 원칙이라고 한의학에서는 기술하고 있다.

개인의 건강 상태와 나이에 따라서 다르지만, 기본적인 사항은 이렇게 지키는 것이 건강의 비결이다. 

섹스시간에 따라서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오후에 섹스를 약 1개월 정도 계속하면 얼굴에 열이 자주 오르고, 뒷골이 뻐근해진다. 3개월 정도 계속하면 가슴이 답답해지고 건망증이 심해지고, 고혈압이 생긴다.

6개월 정도 계속하면 밤에 잠이 잘 안 오고, 하체 근육의 힘이 떨어져서 다리에 힘이 풀린다. 귀가 자주 울고, 눈이 쉽게 충혈된다.

오전에 섹스를 계속하면 눈이 쉽게 피곤해져서 건조해지고, 머리가 멍해지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에 힘이 없고, 숨이 찬다. 아침이나 오후에 하는 섹스는 밤에 보다 3~4배 이상의 체력이 소모된다.

계절적으로는 날씨도 덥고, 땀도 많이 흘리고, 식욕도 떨어지는 여름이 가장 체력을 많이 소모시킨다. 술을 마시고 섹스를 하면 호르몬 배설량이 평소보다 3~4배 이상 되어서 체력소모가 많다. 술을 마시고 임신이 되면 아이의 집중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많이 과로 했을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 몸살이 있을 때, 어지러울 때, 식은땀이 많이 날 때는 삼가하는 것이 좋다.

임신 중 섹스는 아이가 태어나서 성기를 비비는 이상행동을 하는 원인이 되고, 습관성 유산이 있는 사람에게는 유산위험성을 증가시킨다. 배가 부른 상태에서 섹스를 하면 발기력도 떨어지고(혈액의 흐름이 소화기관에 집중되어 있어 해면체 쪽으로 순환이 좋지 못하다), 소화기능도 이상이 생긴다.

섹스를 할 때는 끝난 후에 허벅지 쪽에 땀이 많이 나는 사람은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감기가 있을 때 자주 마시는 쌍화탕이 원래의 처방 목적은 섹스 후 손상된 원기를 회복시켜 주는 약이다.

한의학에서는 과다한 섹스로 인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병을 단계에 따라 방로상, 신정부족, 신기허, 신음허, 신양허 등으로 나누어 치료하는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발기가 잘 안 되거나 조루가 심한 경우도 음위, 양위, 신기허, 신음허, 신양허, 심신부제 등의 증후로 나누어 치료하는데, 효과가 매우 탁월하다. 

여성의 불감증과 성교통을 치료하는 처방도 많은데 주로 간울, 기체, 어혈, 신음허, 신양허, 노권상 등으로 분류하여 치료한다.

운동을 통해서 성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특히 하체를 많이 쓰는 운동이 좋다. 학생들이 자위행위를 많이 하면 집중력과 기억력이 감퇴되어 학업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한번 사정되는 정액 중 정자가 1억~2억 정도 되는데, 전자현미경으로 자세히 보면 모두 다 부지런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활동에너지가 우리 몸을 움직이는 기운이다.

그만큼 기운이 소모된다고 봐야 된다. 한의학에서는 뇌가 있는 머리를 양의 머리라고 하고, 아래에 있는 귀두(음경), 음핵을 음의 머리라고 하여 같은 기운이 통하는 머리로 보았다.

그래서 섹스 후에는 아래 머리에 기운을 집중해서 소모하였기 때문에 머리가 멍해지고 졸음이 온다. 물론, 심리적인 긴장완화 효과는 확실히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몸이 쉽게 피곤해지고 공부에 지장이 온다. 공부하는데 모든 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정력을 보강해주는 것으로는 참깨, 장어, 곰국, 육류, 복분자, 산수유, 구기자, 동충하초, 삼지고엽초, 오가피, 녹용, 녹각, 해삼, 양고기, 오미자, 두충 등이 있다. 전문 한의사와 상의해서 각자의 체질에 맞추어 먹는 것이 좋다.

섹스는 서로의 몸을 통하여 존중하고,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을 표현하는 좋은 방법이지, 상대방을 배려하는 것 없이 자신의 순간적 쾌락과 감정배출구로서만 이용한다면 상대에게는 존중받지 못하고 배려 받지 못한다는 상실감과 허무감이 더 생기는 행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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