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잡이 불황에 어민들 한숨소리만
멸치잡이 불황에 어민들 한숨소리만
  • 이상욱 기자
  • 승인 2014.0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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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어기 어획량 급감으로 10억 여원 손실···기상악화로 인한 출항 횟수 저조가 가장 큰 원인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멸치잡이 어민들이 봄어기(2월5일~3월31일) 어획량 급감으로 애태우고 있다. 이는 유례없는 동해안 폭설 등 기상악화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일 기선권현망 업계에 따르면 봄어기가 시작된 지난달 5일부터 거제를 비롯한 남해안 일대 기선권현망 멸치잡이 선단 대부분이 기상악화 등으로 현재까지 10여 일 정도의 저조한 출항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운면에서 기선권현망 어업을 운영하는 세길수산 관계자는 "지난달 5일부터 이번달 31일까지 봄어기에는 예년 평균 40일 정도 조업을 위해 출항했으나 올해는 기상악화로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조업일수를 기록했다"며 "예년에는 봄어기에 하루 평균 1.5㎏짜리 3000~3500 상자의 멸치를 잡았으나 현재는 주로 울산해역에서 1500여 상자를 어획해 어획량이 절반으로 줄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약 10억 원 가량의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거제지역 멸치잡이는 이곳 지세포 이외에도 둔덕에 2개 업체, 하청에 1개 업체, 칠천도에 1개 업체가 더 있으나 이들 업체들도 어획량이 줄어든 사정은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어획량 급감의 원인을 "기상악화로 출항을 못한 것도 있지만 동해안 폭설로 인해 해면의 수온이 낮아져 멸치들이 연안에서 깊은 수심의 바다로 이동한 탓도 있다"면서 "남해안의 경우 멸치를 쫓는 바람으로 알려진 동풍(샛바람)이 2월에 유난히 많이 분 것도 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올해 1월 중순에서 2월 중순까지 권현망 표본조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조업 척수(365척)는 전년(542척) 대비 67.3%, 평년(최근 5년간 평균, 607척) 대비 60.1%로 나타났다"며 "자원 상태를 평가하는 방법 중 하나인 척당 어획량은 전년 대비 89%, 평년 대비 118%를 기록해 멸치잡이 어획량 부진이 멸치자원의 감소로 인한 원인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통영기선권현망수협 관계자는 "올해 2월1일부터 2월22일까지 멸치류 어획 실적은 642톤으로 2011년 2월말(1831톤) 대비 35%, 2012년 2월말(2415톤) 대비 26.6%, 2013년 2월말(1740톤) 대비 36.9%의 저조한 실적"이라고 우려했다.

세길수산 관계자는 "봄어기 때 벌어들인 수입으로 법정 금어기에 선박 수리, 어구 교체 및 인력조달을 위한 운영 경비로 사용하고 있으나 올 어획량을 감안할 때 오는 7월 출어 준비에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현재 감소한 어획량으로 인해 멸치 산란기인 금어기에 판매되는 멸치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 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남해안 일대에는 기선권현망 멸치잡이 선단이 50여 개이며 거제에는 5개 선단에 25척의 멸치잡이 배가 있다.

기선권현망 1개 선단은 본선 2척, 가공운반선 2척, 어탐선 1척 등 총 5척으로 구성되며, 어탐선으로 멸치떼를 탐지하고 본선(쌍끌이어선) 2척이 그물을 펼쳐 끌어당기며 멸치를 잡는다. 잡은 멸치는 가공운반선으로 옮겨지며, 소금물에 삶아 항으로 운반 후 건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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