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말씀을 많이들 하십니다. 남들이 하지 않는 교정 장치를 달고 있으면, 직장내에서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으시겠지요. 다들 그렇게 생각하니 교정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지 않고, 그러다보니 덜컥 시작하기가 겁나고... 악순환이겠지요.
실제로 저희 치과에서 교정 치료를 받은 분들 중 40대 이상의 장년층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 분들 중 최고령은 70세였고, 연령층은 4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했습니다. 성별은 남녀 비슷했고, 전체 교정보다는 부분 교정이 많았습니다. 환자분들의 분포가 다양한데, 그 분들 사이의 공통점은 '생각이 젊은 분들'이라는 것입니다.
'생각이 젊은 분', 저는 그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점차 선입견이 늘어나고, 고집도 세어지고, 사회적 위치를 생각해서 남들을 의식하게 되는 등 심리적인 노화를 겪게 되는데, 일부 사람들은 그런 변화가 잘 보이지 않더군요. 좀더 자유 분방하고, 나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옳은 일을 택하고, 남의 말에 귀를 귀울일 줄 아는 사람들... 젊은 생각 덕분인지 온화한 인상에 동안이 많으시더군요.
치의학적으로 보자면, 청소년에 비해 성인의 교정 치료가 더 어렵긴 합니다. 청소년은 뼈가 말랑 말랑한 편이라 치아의 이동이 빠릅니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뼈가 치밀해지기 때문에 20대 이후의 성인은 청소년에 비해 교정 치료 기간이 더 긴 것 같습니다. 재밌는 사실은 뼈가 계속 치밀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오히려 뼈가 부드러워지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장년층이 청소년층만큼이나 교정하기에 좋은 치조골 상태라는 것이지요.
장년층이 되면 풍치 때문에 치아를 몇 개 잃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그 상태를 몇 년 방치하면 인접 치아들이 쓰러지게 되고, 그 때문에 씹기가 불편해지지요. 굳이 풍치 때문이 아니어도 나이가 들면 치아가 앞니 쪽으로 이동해서 앞니가 삐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장년층이 되면 교정 치료를 받아야하는 이유가 여러 가지 생긴다는 것이지요.
얼마전에 교정 치료를 마무리한 OO 엄마 말씀이 기억납니다. 따님이 몇 년 전에 교정 치료를 완료했는데, 자신도 할까말까 몇 년간 고민했었다합니다. 조금 심각한 2급 부정교합이었는데, 생각보다 교정이 잘 진행되어 얼마전에 장치를 풀었네요. '평생 이가 삐뚤한게 컴플렉스였는데, 교정 치료해서 완벽해진 것 같아요. 진작에 할 걸 그랬어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나이들어 교정 왜하냐?'는 주변 사람들의 핀잔 때문에 평생 컴플렉스를 안고 살아 오셨는데, 언제든 늦는 때는 없습니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하고 싶은 것 하면서 멋지게 살아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