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배우는 곳"
"학교는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모두가 배우는 곳"
  • 배종근 기자
  • 승인 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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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교육지원청 김홍곤 교육장…학교 자율성 높이고 학생 중심되는 학교 목표

지난 3일 거제교육지원청에 새로운 교육장이 부임했다. 그런데 이번 인선은 기존과 다른 '파격'이라는 말이 많다. 외부에서 부임해 온 것이 아니라 자체승진을 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거제교육지원청을 이끌어 갈 김홍곤 교육장은 20여 년을 거제에서 보낸 거제통이다. 직전까지 거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누구보다 거제교육의 현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거제는 갑자기 성장하면서 역동적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교육 민원도 많은 곳이다. 따라서 교사들이 학교에서 수업에 전념하고 방과후에라도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되게 하고 싶다. 그것이 거제교육 발전의 기초라 생각한다."

김홍곤 교육장은 이처럼 교사와 학교의 역할에 대해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그는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을 '가르침'이 아닌 '배움'에 둬야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신규 임용 교사들에게 학교가 뭐하는 곳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학생을 가르치는 곳'이라고 답한다. 물론 틀린 답은 아니지만 역으로 생각해서 '배우는 곳'이라고 정의하면 훨씬 더 가르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들에게 말한다."

그는 학교를 배우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었다. 학생·교사·학부모 등 모두가 배우는 곳이라는 것. 따라서 학생들이 배우는데 도움이 되고 편리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교재, 학교 환경 등 모든 것이 '배움'이라는 주체를 향해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는 교육지원청의 역할을 최소화하고 특성에 가장 알맞도록 변화시킬 예정이다.

"외부에서 볼 때 교육지원청은 학교를 관장하는 행정관청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래서 교육장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이름 그대로 교육지원청은 지원업무를 맡아 하는 곳이다."

그의 이러한 철학은 학교의 자율성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교육과정은 학교에서 이뤄지고 교육계획도 학교에서 짠다. 직접 가르치는 곳도 학교다. 교육지원청은 교육과정에 맞게 학교가 잘 운영되도록 도와주는 곳이다. 지나치게 학교를 간섭하면 학교교육에 매진하지 못하고 방해가 될 수 있다."

결국 김홍곤 교육장은 교육의 중심을 학교에 두고 학생을 비롯한 모든 관련 구성원들이 배움에 중심을 둔 곳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경직된 하향식 교육이 아니라 자율성이 강조된 상향식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스승은 학생에게 가르침으로써 성장하고, 제자는 배움으로써 진보한다는 말이 있듯 학생도 배우고 교사도 가르치기 위해 공부하는 그런 풍토를 만들고 싶다. 특히 이러한 생각도 중요하지만 이를 실천하는 것은 더 중요한 일이다."

이처럼 김홍곤 교육장은 학교가 진정한 배움의 전당이 될 수 있도록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각종 불필요한 요청은 교육지원청이 나서서 바람막이 역할도 서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나 도교육청 등에서 뭘 해보자고 프로그램이 내려오면 그걸 그대로 학교에 보내면 일이 많아진다. 지역에 필요한지 확인하고 학생들이 배우는데 편리하도록 재조정해서 학교의 업무를 최소화시킬 예정이다."

한편 김홍곤 교육장은 경남 고성 출신으로 지난 1992년 거제에 부임했다가 거제가 마음에 들어 동부면에 정착해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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