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군민, 국민들 좌절은 안돼
평창군민, 국민들 좌절은 안돼
  • 거제신문
  • 승인 2007.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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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배 칼럼위원

지난 7월5일 아침 8시25분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평상시 같으면 그 시간쯤에는 TV에 눈 돌릴 시간이 아닌데도 자꾸만 눈이 그쪽으로 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7월5일 오전 과테말라시티에서 열린 IOC 제119차 총회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 우리가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2차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에 47대 51로 역전패 당했다.

1차 투표에서 36표를 얻어 소치(34표)와 잘츠부르크(25표)를 제쳤지만 과반수 획득에 성공하지 못해 2차 투표에서 11표를 더 얻은 47표에 그쳤으나 소치가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 지지표를 대거 흡수함으로써 역전 당했다고 한다. 통한의 4표가 아닐 수 없다.

평창은 4년 전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2010년 대회 개최지 결정 투표에서도 1차 투표에서 1위를 했지만 2차 투표에서 3표 차로 밴쿠버에 패했다.

당시에도 잘츠부르크 지지표가 밴쿠버로 돌아서며 역전 당했다고 한다. 우리 평창은 지난달 4일 발표된 IOC 평가보고서에서 16개 분야에 걸쳐 고른 평가를 받아 소치와 잘츠부르크를 앞섰고, 외신들도 대부분 평창의 우세를 예상했는데도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유럽지역 IOC위원들의 지지를 얻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아깝게도 또 실패했다.  동계올림픽을 향한 강원도의 집념은 단순히 그것을 나라 경제 활성화의 계기로 삼거나 국가 브랜드 강화의 기회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발판으로 하여 지금까지 개발에 외면당하면서 참고 살아왔던 지역낙후의 설음을 한꺼번에 떨쳐버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날 평창 군민들, 그리고 강원도민들은 땅을 치고 울었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국민들도 평창의 소망, 나라의 위상 나아가서 아시아의 체면을 걸고 조마조마했었기에 함께 안타까워했었다.

이번 동계올림픽 장소결정의 결과를 보면서 유럽사람들의 아시아 경시(輕視) 현상을 뼈저리게 느꼈으며, 또한 새로운 산유국으로 부상하여 유럽과 그밖에 제3국들에게 휘두르는 러시아의 오일파워가 무섭게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다.

김진선 강원지사가 두 번을 도전해 실패했는데도 “만약 평창군민과 강원도민이 원한다면 다시 도전해 기필코 유치하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졌지만 ‘아름다운 도전’을 위해 노력했던 강원지사와 IOC 관계자들 그리고 평창군민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여기서 필자는 지난날 인용했던 개구리의 우화를 다시 한 번 소개하고자 한다. 개구리 두 마리가 우유 통에 빠졌다. 처음에는 두 마리 모두 우유 통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미끄러운 우유 통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지친 한 마리는 절망한 나머지 희망을 포기한 채 네 다리를 쫙 뻗고 죽고 말았다.

하지만 다른 한 마리는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헤엄을 쳤다. 열심히 헤엄을 치다보니 우유가 버터가 되어 살아 나올 수가 있었다.

그래서 서양 속담에 “포기하지 않는 개구리가 버터를 만든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와신상담(臥薪嘗膽),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실패에 분개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아기도 한 번 심하게 앓고 나면 부쩍 크고 약아지며 어른도 그렇다. 시련과 역경으로 망가지지 않고 이겨냈을 때 가장 값진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실패를 교훈 삼아 연구하는 경우에는 개인이나 회사 그리고 나라도 그 실패를 딛고 더욱 알찬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평창의 두 번의 쓰라린 경험은 세계를 상대로 하는 경쟁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좋은 경험이었다. 그래서 더욱 평창군민은 물론 우리 온 국민은 다시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그리고 평창과 강원도민에게 ‘아름다운 도전’을 위로하는 말이나 ‘이전삼기(二顚三起)’의 용기를 권하는 일만으로는 부족하다.

올림픽 유치에 실패했다고 강원발전을 백지화해서는 안 된다. 지방의 균형발전이란 측면에서도, 국가 기간망 확보 차원에서도 그렇다는 말이다.

더불어 최소한 대한민국에 동계스포츠의 메카, 대표적 겨울 스포츠 지역은 발전시켜 놓아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재기의 굳은 의지를 세계만방에 과시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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