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종길
청옥빛 하늘이 하얀 꽃배를 저어
솔바람도 숨죽여 열어 주는 수면 길
부생육기(浮生六記)*에 사랑의 노래처럼
연차 향 한잔에
연꽃은 웅크린 마음을 활짝 연다.
나는 연꽃 위에 앉아
우주에 맥박이 뛰는 그 소리 들으며
사바세계 만다라의 명상에 든다.
새소리도 어우러져
하얗게 웃는 하늘물빛 그림자
햇살이 먼저 마신 연꽃차엔 구름이 내려와 돌고
갈증 난 입술을 대니 아침 예불 소리 들린다.
이 세상 꼭 하나뿐인 차향
풀잎 같은 내 속에 하늘빛이 감돈다.
※부생육기: 청나라 심복의 자서전
·시 읽기: 계간 '문장21' 21호(2013·봄)에 실린 시이다. 이 시를 읽다 보면 연꽃 향기가 몸 안 가득 번지는 듯하다. 나아가 깨달음의 표상인 연꽃 위의 부처가 된 기분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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