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손님 사백어 "없어서 못 판다"
봄 손님 사백어 "없어서 못 판다"
  • 전성민 인턴기자
  • 승인 2014.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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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온·오염 등매년 어획량 감소…원인 파악없이 주민의견에만 의존

▲ 봄의 별미로 유명한 사백어의 어획량이 줄어들고 있어 원인규명을 위한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

사백어 어획량이 줄어 찾는 이들이 헛걸음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러나 어획량 감소에 대한 명확한 원인 파악이 병행되지 않아 철저한 과학적 검증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동부면에 위치한 명화식당은 인근 산양천이나 남부면 명사·탑포 등지에서 사백어를 공급받고 있지만, 올해의 경우 어획량 확보가 여의치 않아 찾아온 손님들을 번번이 돌려보냈다.

명화식당 정금숙 씨는 "지난해는 인근 산양천에서 사백어가 많이 잡혔었는데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수질이 나빠진 것이 원인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40년간 사백어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정 씨는 수요에 비해 부족한 사백어에 대해 "고성이나 사천 등에서 사오는 방법도 있지만 맛의 차이가 있어 거제 사백어를 고수하고 있다"며 "헛걸음을 하는 손님들에게는 미안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백어가 없어서 못 파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에 멀리서 오시는 분들은 미리 전화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3월부터 4월까지 맛볼 수 있는 사백어는 이 시기가 되면 산란을 하기 위해 밀물을 따라 하천으로 거슬러 오른다. 동부면 산양천이나 남부면 명사, 탑포 등에서는 만조 때에 맞춰 하루에 두 번 그물을 쳐 어획을 시도한다.

남부면 명사마을 강희석 이장은 "낮은 수온 탓인지 예년에 비해 어군이 많이 형성이 안 된다"고 하며 "좀 더 따뜻해지면 많이 올라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백어 수확량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과학적 검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야 지역의 대표 계절음식으로 영구히 보존해 거제의 봄소식을 전국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에 비해 1~2주가량 늦게 출몰한 사백어는 환경적인 요인에 민감해 수온이 낮거나 수질이 오염되면 많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탑포마을 김종재 이장은 "사백어는 비오는 날 많이 난다는 말이 있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면서 "따뜻한 날씨에 비가 내리면 많이 잡히지만 기온이 낮으면 비가 내려도 소용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백어는 지역 내 바다와 연결돼 있는 남동부 연안 강가 곳곳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환경적인 영향으로 동부면과 남부면 일부에서만 잡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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