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관광명소
별난 관광명소
  • 거제신문
  • 승인 2014.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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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논설위원

한국 에로영화의 시발점을 ‘애마부인’으로 친다. 1982년 개봉된 이 영화는 당시 밀려든 인파로 극장 유리창이 깨지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이후 13번째 시리즈까지 계속되었다. 그전까지만 해도 영화 속의 여자는 모두가 성에 대하여 항상 소극적이었는데 비해 애마부인의 캐릭터는 남편을 대신해 성욕을 채워줄 남자를 스스로 찾아나서는 적극적인 여자로 묘사된다.

이런 영화의 출현은 소위 전두환 정부의 우민화(愚民化) 정책이라 일컫는 3S(스포츠:Sportsㆍ영화:Screen, 섹스:Sex)의 영향이 컸다. 애마부인은 실비아 크리스털이 주연한 포르노 수준의 프랑스 영화 ‘에마뉴엘 부인’과 제목이 비슷해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예로부터 말(馬)은 양기(陽氣)의 상징이다. 남자의 발기부전에 쓰이는 한약재 쇄양(鎖陽)은 몽고의 사막에서 자라는 식물로 말이 교미하다가 땅에 떨어진 정액이 자란 것이라 믿고 있다. 그 모양이 마치 남자의 음경과 흡사하여 전쟁이나 장사로 남편이 집을 떠나고 나면 외로운 여인네들이 밤에 품고 잤다. 옛날 일본에서는 궁녀를 선발할 때 치마 속에 아무 것도 입히지 않고 종이 위에 앉게 하여 말(馬)의 교미를 보여주며 그때 흘린 애액의 양으로 성적(性的)능력을 구별해 냈다고 한다.

2월말부터 6월말까지 제주도의 말 목장에서는 훌륭한 경주마를 얻기 위한 신방 퍼레이드가 벌어진다. 동물은 사람과 달라서 발정기에만 교미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 이 시기가 바로 그 때다. 이 기간 동안 수놈 한 마리가 상대해야할 암말은 평균 60마리 정도 된다. 포유류 가운데 가장 큰 생식기를 가지고 있는 게 말이지만 초식동물의 특성상 교미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10초 내외에 불과하다. 초식동물들이 육식동물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최대한 짧은 시간에 해결해야 하는 본능 때문이다. 지독한 조루를 토끼에 비유하는 것도 그 까닭이다.

그런데 재미난 관경은 말의 교배장면을 보기 위해 ‘아줌마부대’가 육지로부터 모여들면서 제주 목장은 또 하나의 별난 관광명소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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