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때 "부대 차려!" 함장 시드니 세튼 대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군인들이 정렬하고 섰다. "너도나도 살겠다고 뛰어내리면 타고 있는 사람들까지 위험해진다. 모두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말라" 선장의 명령에 따라 군인들은 보트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올린 채 배와 함께 물속으로 사라졌다.
1912년 4월 14일 밤 11시 30분, 초호화 여객선 타이타닉호가 북대서양에서 빙산과 부딪쳐 침몰할 때 스미스 선장은 악사들에게 찬송가를 연주하게 하고 여자와 노인, 어린이들을 구명보트에 태우고 남자들은 선장과 함께 최후를 함께했다.
1993년 10월 전북 부안군 위도 해상에서 침몰된 서해훼리호 백운두 선장은 사고 직후 행방이 묘연하자 '탈출 도주설'이 제기됐고 검경은 지명수배까지 내렸다. 그러나 사고 8일 후 선체가 인양되었을 때 선장은 거기 있었다. 마지막까지 승객 구조 작업에 힘쓰다 배와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2012년 이탈리아 근해를 지나던 콩코르디아호가 좌초했을 때 선장은 300명의 승객들을 내버려둔 채 '1등 탈출'한 죄로 이탈리아 검찰은 셰티노 선장에게 1인당 8년 정도 계산해서 총 2,697년의 형을 구형했다.
지난 16일 오전 8시 50분 경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해상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때 선장은 승객으로 가장해서 먼저 탈출하여 담요로 몸을 가리고 신분을 위장하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해상사고가 나면 배에서 끝까지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게 선장의 명예이자 자존심인데 참으로 부끄러운 리더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