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면 오송리 포록산 대원사가 지난 19일 30여 명의 신도들과 법석을 마련해 세월호 침몰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위령제를 지냈다. 이날 위령제에는 대원사 주지 종문스님과 이전에 주지를 지냈던 자원스님이 함께 주도해 추도사, 종교의식, 명상 춤의 순으로 진행됐다.
종문스님은 인사말에서 "세월호 참사를 생각만 하면 자꾸 목이 메인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 하다가 "경건한 마음으로 영들이 왕생할 수 있도록 명복을 비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징 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산세에 울려 퍼지자 신도들이 절을 올리기 시작했다. 자원스님이 바라를 손에 쥐고 춤을 출 때는 장중함이 한층 고조돼 위령제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일어나 합장을 했다.
한 차례 의식이 거행된 후 불자들이 각자의 앞에 놓여 진 촛불을 밝혔다. 대원사 제덕홍 신도대표는 추도사를 읊기 위해 단상으로 나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다"며 "운명을 달리한 희생자의 명복을, 슬픔에 잠긴 가족들에게는 위로를, 생명의 빛을 찾아 헌신의 노력을 하는 구조자들에게는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제 신도대표는 눈시울을 붉히며 "대원사 신도들이 조그만 마음을 내어 법석을 마련해 위령제를 올리오니 부디 극락세계 왕생하시길 머리 숙여 마음으로 발원한다"면서 희생자들을 명복을 간절히 기원했다.
영가들을 위한 의식에서는 종문스님이 불경을 외는 동안 신도들이 차례로 국화 한 송이를 제단에 올리는 것으로 불교 종교의식을 마쳤다.
이어 춤 명상가 박일화씨가 명상춤을 통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세월호 사건을 표현했다. 신도들은 찻잔에 물을 채워 제단에 올리는 행위로 영들의 명복을 빌었다.
대원사 정두성 신도회장은 "누구라도 다 마찬가지겠지만 너무 안타깝다는 말밖에 표현을 못 하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종문스님과 함께 위령제를 거행한 자원스님은 "이런 자리에 참석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국화꽃 한 송이를 올린 그 정성과 마음으로 영들이 왕생할 수 있고 또 찾지 못한 이들은 조속히 찾을 수 있도록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위령제에서 모인 불전은 대원사와 신도들의 마음을 담아 세월호 사고 대책위원회에 전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