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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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제신문
  • 승인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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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창수 칼럼위원

▲ 천창수 송진교회 목사
성탄절과 부활절은 그리스도인들이 가장 기뻐해야 할 명절이다. 하지만 이번 부활절은 다 함께 기뻐하자고 말씀드리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누가 4월을 잔인한 달이라 했던가! 지난 며칠동안 나라 전체가 침울하게 지내야 했다. 대형 선박 세월호의 침몰 사고로 실종자를 포함한 사망자가 300명에 육박한다. 이들 대부분이 아직 어린 학생들이라는 것이 더욱 가슴 아프게 한다.

이렇게 인명피해가 많이 나게 된 데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처음 안전 대처가 잘못되었다는 평가가 많다. 구조된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배가 기울어져 침몰하고 있는데도 구명조끼를 입고 선실에서 대기하고 있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는 방송이 계속 나왔다고 한다.

배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소위 전문가가 선실에서 기다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하니까 많은 사람들 특히 학생들이 그 말을 믿고 방송의 지시대로 따랐던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안내 방송을 믿고 선실에서 기다리던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배에 갇혀서 결국 나오지 못하고 참사를 당하고 말았다.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할 때에 재빨리 갑판으로 올라갔으면 이렇게 많은 인명피해는 없었을 텐데, 안내방송만 믿고 있다가 꽃다운 학생들이 죽어간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불행한 사람은 믿어서는 안 될 것을 믿고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 거짓을 진실이라 믿고, 없는 것을 있다고 생각하고, 아무 가치 없는 것을 소중한 것인 양 착각하고 거기에 매달려 살아간다. 믿지 말아야 할 것을 믿었고,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바랐기에, 결국에는 실망과 고통과 후회밖에 남을 것이 없다.

그런데 믿지 말아야 할 것을 믿고 믿어서는 안 되는 것을 믿는 사람보다 더 불쌍한 사람이 있다. 믿을 것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다. 믿어야 할 것은 믿어야 한다. 그런데도 당연히 믿어야 할 진실을 믿지 못하니 답답한 것이다.

우리 인생은 믿음 위에 세워진다. 믿지 못하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세상을 살아갈 수도 없다. 달려오는 차가 신호등을 보고 멈춰 서리라는 믿음이 없으면 어찌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겠으며, 하늘에서 운석덩어리가 내 머리위에 떨어질 것이 걱정되면 어찌 나다닐 수 있겠는가? 혹시 지붕이 무너질까 걱정되면 어찌 편히 쉬고 잘 수 있겠는가? 우리는 믿음이 없으면 한 순간도 불안해서 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니 믿을 것은 믿어야 한다. 그래야 평안을 누릴 수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부활도 우리가 믿어야 할 진실이다. 기독교의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있다. 예수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으로 우리는 부활 신앙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우리는 과거에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으로서의 주님의 부활을 믿는다. 또 미래에 있을 종말론적 부활로서 우리의 부활을 믿는다.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셨기에, 마지막 재림의 때에는 모든 성도도 주님께서 다시 사신 것과 같은 영화로운 몸으로 변화되어 살아나게 될 것을 믿는다.

그러나 우리의 부활 신앙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부활뿐만 아니라, 또한 지금 여기서의 신앙사건으로서의 부활을 믿는다. 즉 내가 살아가는 오늘의 삶속에서 경험하는 부활의 능력이다. 부활은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오늘의 나의 삶속에서 능력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이 부활신앙으로 담대함을 얻었고,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이 부활신앙으로 원수를 사랑하고, 순교조차 웃음으로 받아들이고, 심지어 자기를 죽이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부활신앙이요 부활신앙의 능력이다. 우리의 부활신앙을 새롭게 하여 “나는 날마다 죽노라” 내가 죽음으로 가정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성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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