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리본 노랑나비
노란리본 노랑나비
  • 거제신문
  • 승인 201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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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봉 칼럼위원

▲ 문철봉 거제YMCA 사무총장
유채가 피어나는 제주 어느 바닷가에 서면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연초록 밭에 피어난 노란 꽃에는 노랑나비가 날아든다. 몽환적이다. 이 꿈 같은 노란색채가 느닷없이 꽃이 아닌 리본으로 물결을 이룬다. 슬픔의 물결을 이룬다. 슬픔이 깊어 아픔이 되고 고통이 되어 절망하고 절규한다. 그리고 더 이상 어쩌지 못해 기적을 바라는 노랑나비가 된다.

하나가 아닌 둘이, 둘이 아닌 우리 모두가 노란꽃, 나비가 된다. 꿈꾸던 노란 꽃이 꿈으로 피어나지 못하는 참담함을 보면서 그래도 저들이 꿈이라 믿었던 모두는 저 꿈들을 차마 외면하지 못해 차마 부인할 수 없어 노란꽃·노랑나비가 된다. 노란리본이 된다.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불러올 것이라 믿으며….

이렇게 지울 수 없는 슬픔으로 인해 주위가 삽시간에 노랑나비, 노란리본으로 물결치는데  난데없이 이 노랑나비에 시비가 붙는다. 자기중심적사고와 해석에 종교적인 의미까지 부여한 것이다.

"노랑나비는 우리네 무속에서 영혼을 의미한다. 그러니 이런 미신에 불신앙인과 같이 놀아나서는 안된다"는 어느 기독인이라는 사람의 주장이다.

맞다. 무속에서는 나비를 영혼의 형상화로 본다. 그러면 다른 의미와 해석은 없을까, 기독교의 노랑은 전혀 근거없는 것일까? 이 물음에 제시된 근거의 댓글이 이렇게 올라 왔다.

<노란리본에 대한 논란이 참 많은 것 같네요. 다음은 노란리본의 역사에 대한 글입니다.> ①역사적으로 보면 17세기 영국 의회 내전(The English Civil War)에서 국회의 청교도 군대가 자기 군대식별 표시로 '우리가 신뢰하는 하나님 안에서'라는 배너를 앞세우고 노란색 리본과 견장을 착용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출발해 노란리본이 군인들의 무사귀환을 뜻하는 것과 연결되어졌습니다. 특히 미군에는 전통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 예로 미군 기병대들이 노란색 스카프를 목에 둘렀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식별의 표시로 노란리본을 착용했다고 합니다.

②군가속에서 노란리본이 나옵니다. 'Round Her Neck She Wears a Yellow Ribbon'이라는 시를 미군이 군가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 시를 수정해서 'She Wore a Yellow Ribbon'라는 노래가 작곡되고 동명의 영화가 1949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시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무사 귀환을 그리는 여인의 희망이 반영된 노래들입니다.

③'Tie a Yellow Ribbon Round the Ole Oak Tree'라는 팝송이 있습니다. 이것은 교도소에서 장기수로 복역을 마친 어느 남편이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아내가 자신을 받아줄지 어떨지를 몰라 출소 전에 "마을 앞 큰 나무에 노란리본을 달아놓으면 나의 지난 잘못을 용서하고 기다려주는 것으로 알고 기차에서 내리겠소. 혹 재혼했거나 용서가 되지 않았다면 아무것도 달지 말아주오"라고 편지를 띄웠습니다. 그리고 돌아가는 그날 마을 앞 나무에는 수백 개의 리본이 달렸다는 이야기에 착안해서 만들어진 노래입니다. 이런 유래로 요즈음 미군들의 가족들이 군인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마음으로 노란 리본을 사용하게 되고 여러 나라에서 무사 생환을 염원하는 상징으로 노란 리본이 사용되어집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1979년 이란의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들의 무사 생환을 바라는 마음에 본격적으로 사용되어지기 시작했고 걸프전, 이라크 전에 참전 한 미군들의 무사 생환을 기원하는 상징으로도 사용되었다'는 비교적 사료에 근거한 논박을 보게 된다.

이렇게 노란리본의 딴소리들이 생기자 처음 이것을 제안한 대학생그룹 ATL은 "노란리본은 상업적·정치적·종교적 관련이 절대 없다. 노란리본은 세월호 실종자와 가족의 아픔을 위로하고 (실종자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의미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캠페인의 취지를 거듭 밝혔다. 그렇다. 우리 모두는 세월호의 갇힌 사람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뿐이다.

어디에 근거하고, 어디서 유래되고, 이전에 어떻게 사용되었던 것이 무슨 상관인가.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는 것, 한 사람이라도 살아오기를 바란다는 것, 이것을 나타내고 이것을 공유하는 것, 이것 말고 무엇이 더 필요하고 또 다른 무슨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 제발!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큰 기적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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