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前 직원, 설계 中 유출 시도 적발
대우 前 직원, 설계 中 유출 시도 적발
  • 김석규 기자
  • 승인 2007.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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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부지검, 13일 설계자료 빼돌리려던 전 조선소 간부 구속

대우조선해양 전 직원이 중요 설계 관련 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리려다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는 지난 13일 자신이 일하던 조선업체에서 빼낸 중요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리려 한 A모씨(53)를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조선업계에 한국의 설계 업체들을 중심으로 선박 설계 도면이 중국으로 유출된다는 소문만 무성했을 뿐이었지만 실제 기술유출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기술을 빼돌리려한 A씨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설계 전문회사인 M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설계 도면을 빼돌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선박 설계 회사가 중국 조선소에 VLCC 도면을 통째로 넘기면 2백만 달러(18억여원)의 금액이 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이러한 설계도면 유출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조선업계에서는 중국으로 선박 설계 도면이 흘러들어가는 경로로 설계 업체의 판매 행위, 중국 선주사가 한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고 인도 받으면서 받는 설계도면, 그리고 한국 조선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기술 인력을 통하는 방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국 조선소에 선박 설계 도면을 판매하는 업체와 조선인력을 모집해 중국으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브로커 등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아직까지 중국 조선업계의 선박 건조 기술 및 생산성이 한국에 비해 크게 뒤쳐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조선산업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인 선박 설계 기술을 중국 조선소에 판매하는 행위는 한국 조선산업을 크게 위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우·삼성 두 조선업계는 선박 설계도면 유출 방지 등을 위해 문서보안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한편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7년 현재까지 적발된 기술 유출 시도(전 분야)는 사례는 2003년 6건, 2004년 26건, 2005년 29건, 2006년 31건, 2007년 9건 등으로 모두 1백1건이다. 기술이 실제 유출됐다면 연간 5조원의 손실이 발생한 만한 규모다.

최근에는 USB메모리, 이메일, 웹하드 등 휴대용 저장장치가 최첨단화되면서 대량의 기술 유출을 쉽게 차단하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인력관리의 필요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국정원측은 “최근 업종을 불문하고 현직 직원과 퇴직 직원들이 함께 기술 유출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핵심인력에 대한 단속강화와 함께 보안 서약서를 작성하고, 이에 대한 보상체제를 마련, 애사심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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