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제 안전점검 결과 한 척도 문제점 발견 못해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거제에서 유람선이 엔진고장으로 멈춰서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거제시에서는 지역 내 선박의 선령 등 기초자료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 3일 통영해경에 따르면 2일 오후 6시28분께 관광객 141명을 태우고 경남 거제시 일운면 외도 북방 0.1마일 해상을 지나던 38톤급 유람선이 기관고장으로 갑자기 멈춰 섰다. 사고 유람선에는 승무원 3명을 포함, 대인(12세 이상) 115명, 소인(1세∼12세 미만) 26명 등 총 144명이 승선해 있었다.
갑작스러운 비상벨 소리에 놀란 승객 중 1명이 직접 해경에 구조신고를 했고, 통영해경은 경비함정을 급파하고 오후 6시44분께 현장에 도착한 다른 유람선 2척에 승객들을 나눠 태워 장승포항으로 복귀하도록 조치했다.
해경 조사 결과 사고 원인은 선박 엔진으로 연결된 냉각수 공급관에 난 구멍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은 또 선박안전법 시행규칙 제18조(최대 승선인원의 산정 등)에 따라 소인은 2명을 대인 1명으로 적용하며 대인 기준 전체 승객이 128명이기 때문에 정원 초과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사고선박이 지난 3월18일 선박안전기술공단의 제1종 중간검사와 세월호 참사 여파로 불과 지난달 25~30일 실시한 통영해경, 거제시, 한국선급,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의 합동안전점검을 마친 배라는 점이다.
당시 선박안전기술공단은 중간검사를 실시한 결과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고, 통영해경과 거제시 등도 역시 관할 지역의 여객선 및 유람선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진행했지만 아무런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통영해경의 요청으로 통영과 거제지역 여객선, 유·도선 등 다중이용선박의 안전사고예방 특별점검을 92척에 대해 실시했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는 "사고 선박의 문제의 호스는 엔진 제작 당시 부착된 것으로 내용연수가 있는 주요한 부품이 아니다"면서 "검사 당시 엔진이 정상적으로 작동됐고, 호스가 파열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제기치 않았다"고 해명했다.
특히 거제시는 지역 내 여객선과 유·도선의 선령, 검사일자 등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해양수산시설에 대한 안전점검 의지를 의심케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여객선 및 유·도선 등록 업무가 해양항만청에서 진행되는 탓에 지역 현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향후 정확한 현황 파악을 통해 통영해경·한국선급·선박안전기술공단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로 안전점검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거제를 비롯한 경남 남해안 일원은 해상 관광의 메카라는 점에서 유람선과 여객선에 대한 보다 강도 높은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