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대구, 창의적·차별적 브랜드로 자존심 세워라
거제대구, 창의적·차별적 브랜드로 자존심 세워라
  • 거제신문
  • 승인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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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대구, 자존심을 지켜라④]거제대구 자존심 지키기, 동해안 대게전쟁이 반면교사

영덕대게, 지자체특산품 브랜드 3년 연속 대상 수상…관광객 및 고객 욕구 파악이 성공 원인
대게자원 씨 말라도 대게축제는 여전히 각광…마케팅 앞세운 타 지자체 추격에 원조 자부심
▲ 영덕대게가 3년 연속 지방자치단체 특산품 브랜드 부문 대상에 선정되며 영덕대게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영덕군 강구항 영덕대게 거리에 설치된 조명물.
영덕대게가 2014 Korea Top Brand 지방자치단체 특산품 브랜드 부문 대상에 선정됐다. 이번 수상으로 영덕대게는 3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언론인협회와 서비스마케팅학회가 공동주최하고 한국지속경영평가원이 주관하는 2014 Korea Top Brand 대상은 리서치, 서류심사, 최종심사 3단계의 엄격한 심사를 통해 고객이 미처 알지 못했던 욕구를 파악해 고객에게 최고의 브랜드를 제공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를 발굴하고자 매년 열리고 있다. 경북지역 타 지자체의 맹렬한 추격에도 영덕대게의 위상이 꺾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매년 11월부터 5월까지 대게 수확이 가능한 철만 되면 7번 국도는 영덕대게 맛을 보러 온 차량들로 북적인다.

이 기간동안 강구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500여 곳의 대게상가는 북새통을 이룬다. 각 상가마다 대게를 찌고 있는 찜통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김과 고소한 냄새는 전국의 미식가들의 발길을 잡고 담백하고 쫄깃한 감칠맛 나는 그 맛은 또 다시 영덕을 찾게 만든다.

문제는 동해안 대게 자원의 고갈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덕군과 포항, 울진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대게축제는 각광을 받고 있다. 영덕대게축제는 경북도 최우수축제로 매년 선정될 정도다.

영덕대게 원조의 시발점은 고려 태조 왕건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왕건이 서기 930년 안동에서 후백제 견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후 지금의 축산면 차유마을에 들러 영덕대게를 처음 먹고 그 뛰어난 맛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때 이후로 대게는 임금님 수라상을 거쳐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동해안을 따라 많은 항포구의 대게잡이 어선들이 영덕대게의 인기를 타고 조업활동을 벌이면서 '원조 논란'이 빚어졌다. 포항 구룡포, 울진 등에서 '풍부한 위판량'을 앞세워 마케팅에 나서면서 브랜드 전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이다.

영덕군과 영덕 어민들은 "대게의 맛이 국민적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영덕대게 브랜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영덕대게는 단순한 원산지 표시가 아니라 스토리를 가진 하나의 브랜드"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 경북 영덕군 강구항 전경

인근 지자체 도전에도 원조 자존심 굳건히 지켜 나가

타 지자체의 도전에 맞서고자 영덕대게는 오랜 전통과 선별 노하우 그리고 원조라는 자존심을 바탕으로 이미 수년 전부터 '영덕대게 바코드'를 붙여 상품의 신뢰도를 높이기에 노력하고 있다.

영덕 어민들은 또 스스로 자율 감시대를 조직해 해상을 순찰하고 있으며 경북도와 영덕군은 일부 연료비를 보조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영덕을 비롯한 일부 대게 어민들은 대게 조업 기간도 조금씩 줄이는 등 갖가지 어민 자구 노력도 수년째 해 오고 있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이러한 노력도 대게 어선들의 동참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소용없게 된다.

특히 영덕군의 경우 대게 물량의 상당 부분을 다른 곳에 의지하고 있는 현실에서 스토리를 보존하고자 하는 영덕대게의 노력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대게의 인기가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영덕대게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 드는 딜레마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가장 답답한 것은 영덕군과 대게 어민들이다. 나 홀로 노력만으로는 넓고 넓은 동해 대게를 지킬 수 없다. 경북도와 영덕군은 어민들의 대게 자원 보호 노력을 체계적으로 이끌어 내면서 강원도, 경남, 울산 등 다른 광역지자체들과 함께 동해 대게 복원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호한 다른 형태 어선들의 대게 조업 조항도 손질해야 한다. 통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연안 수심 420m 이내에서는 대게를 잡을 목적으로 통발로…'라는 규정을 교묘히 악용해 통상적인 통발보다 작게 만드는 식의 수법으로 불법 남획을 자행하는 경우도 심심찮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대게 원조…대게 축제 경쟁 심화

동해안 특산품인 대게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포항과 영덕·울진 등 경북 동해안 3개 자치단체의 대게 전쟁은 이어지고 있다. 대게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포항시는 "구룡포 대게의 위판량은 전국의 54%, 경북도의 57%를 차지하는 등 전국 최대의 생산지"라고 자랑하며 대게 등을 싼 값에 선보이는 '구룡포 수산물축제'를 개최하는 등 대대적으로 '구룡포 대게'를 홍보하고 있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시비를 들여 국도와 고속도로 등 포항관문에 전국 최대 대게 생산지를 알리는 LED전광판을 설치했다.

또 KTX 및 수도권 지하철 홍보와 대게 조형물 설치 등에 예산을 쏟아 붓는 등 수도권과 대도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포항시 수산진흥과 최만달 과장은 "국도우회도로를 이용할 경우 포항에서 구룡포까지는 승용차로 15분여 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대게 최대 생산지인 구룡포에서 싼 값에 대게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포항의 대게 최대 생산지 주장과 대게 홍보에 영덕군과 울진군도 대응하고 있다. 영덕군은 "실제 어획량은 구룡포 보다 훨씬 많은데다, 연안산 대게가 맛이 월등하다"고 주장 하면서도 "포항이 엄청난 예산으로 대게홍보에 나선다면 영덕의 대게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붉은대게 축제'를 열고 있는 울진군도 심기가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대게 원조를 둘러싼 경쟁을 두고 소모적인 경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같은 축제를 여러 곳에서 개최하면서 발생하는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대게 벨트를 조성해 동해안 단일 브랜드 개발 등도 제기되고 있지만 별다른 소득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거제대구, 자존심을 지켜라

거제대구의 경우 전국 최대의 생산량과 품질을 알리며 명품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일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 어민간의 조업권 마찰 또한 하루빨리 해결해야 할 숙제다.

인근 부산 강서구청이 각종 대구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지역 최고의 특산물이 속빈 강정으로 전락할 수 도 있다는 우려는 지역민 모두가 귀를 기울여야 할 사안이다. 이제부터라도 지역 정치권과 행정, 지역 어민들이 힘을 모아 갖가지 난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할 때다.

거제대구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부의 고름을 쥐어짜내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공통적인 지적사항이다. 거제대구를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한 첫걸음은 과연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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