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여객선과 유·도선 노후화 심각
지역 여객선과 유·도선 노후화 심각
  • 이상욱 기자
  • 승인 201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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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령 20년 이상 선박 24%···첨단 검사장비 도입 등 시급

거제지역 여객선과 유·도선 4척 중 1척은 세월호처럼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선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국내 연안여객선의 선령 제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최근 2010년 이후 신규 진수한 거제지역 여객선과 유·도선은 고작 4척에 불과했다.

지난 14일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지역에서 운항 중인 여객선과 유·도선은 총 54척으로 이 중 20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은 24.1%에 이르는 13척이다. 16~20년 된 선박 또한 19척으로 16년 이상 된 선박의 비율은 전체 여객선과 유·도선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59.3%에 달한다.

또 여객선의 경우 총 5척 중 3척이 선령 20년이 넘는 노후 선박이고, 유·도선의 경우 총 49척 중 29척이 선령 15년을 넘겼다. 문제는 신규 진수한 선박의 도입은 극히 미미한 반면 기존 선박의 선령은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선령 10년 미만의 선박 수는 9척으로 불과 16.6%에 불과하다.

학계 관계자는 "여객선은 선령 제한이 30년이고 유·도선의 경우도 목선과 합성수지선은 15년, 강선은 20년이다"면서 "합성수지선과 강선의 유·도선은 항해능력이 충분해 안전운항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면 선령기준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노후 선박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또 "거제지역 여객선과 유·도선의 노후 선박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어 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우려했다.

노후 선박이 늘어남에 따라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가 재발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실제 지난 2일 거제시 일운면 외도보타니아 인근 해상에서 엔진 고장 사고를 낸 유람선도 선령이 22년 된 노후 선박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의 연식이 오래되면 사고 확률이 높아지듯, 선령이 오래되면 배의 사고 가능성도 커진다"면서 "특히 여객선은 많은 사람을 수송하는 만큼 선령 관리가 더 엄격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유선업 관계자는 "유·도선의 경우 5년마다 정기검사와 매년마다 1종 중간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합성수지선은 화재의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선령이 오래됐다고 해서 사고위험이 높다는 것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후선박에 대한 정밀 검사를 위해 첨단 검사장비가 현장에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입돼야 할 검사장비는 △노후선박 윤활유 성능검사 기구인 '동점도 측정 테스트 키트' △선박의 구조를 해체하지 않고 검사하는 '내시경 검사장비' △선박의 두께를 측정하는 두께측정기 △발전압을 정밀 검사하는 '내전압 검사기' △선체의 재료를 시험하는 '디지털 온도 측정기' 등이 그것이다.

선박안전기술공단 관계자는 "현재 선박의 검사는 주로 육안이나 현상검사를 통해 이뤄진다"면서 "첨단 검사장비가 현장에 도입된다면 세밀한 검사로 선박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장비 도입의 필요성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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