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모양의 성곽 사등성
거북이 모양의 성곽 사등성
  • 거제신문
  • 승인 201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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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고향 떠난 지 얼마 만에 돌아온 것이냐?"
"어휴, 그 못된 왜구들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원. 이제 절대 왜구들에게 당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텐데"

왜구란 우리나라 연안에서 약탈과 노략질을 일삼던 일본 해적을 말하는데, 고려 말에는 왜구의 노략질이 너무 심해 거제사람들은 거창 가조현으로 피난을 떠나 오랜 기간 동안 그곳에서 머물다가 조선 세종 때에야 겨우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거제사람들은 처음 수월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고 나무로 울타리를 쳐서 생활하였습니다. 하지만 나라에서는 수월이 땅이 좁고 산으로 둘러싸여 읍성으로는 적당하지 않아 다른 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어디에다가 읍성을 쌓으면 좋겠소?"
"사등은 사람들이 사는 여러 마을과 그리 멀지 아니하여 만일 적들이 들어오더라도 사람들이 모이기가 쉽소. 그리고 바다와도 가깝고 들도 넓어 읍성을 만들면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매우 좋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알겠소, 그럼 사등에다 읍성을 쌓도록 합시다."

그리하여 세종8년(1426)에 성을 쌓기 시작하여 세종 30년(1448)에 비로소 완성되었습니다.

성곽모양이 매우 특이하여 남으로 백암산을 등지고 북으로는 바다를 바라보며 평지에 축조된 평면형태가 남북이 조금 긴 타원형으로 돌로 쌓은 성입니다. 거북이 모양의 성으로 성문도 거북이의 귀와 코에 위치한 곳에 뒀으며, 둘레는 986m, 높이5m, 폭 5m 규모로 돼 있습니다.

또한 동서남북에 성문의 보호 시설로 옹성(반달 모양)을 만들어 적이 문을 찾지 못하게 하거나 문으로 쳐들어 올 때 옹성 위에서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또한 치성(동출 성벽)을 만들어 성벽에 기어오르는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돼있고, 성 밖으로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주위를 삥 둘러서 물길을 만든 해자(垓字)가 있어 적의 침입을 저지하기 쉽도록 만들었습니다.

사등성은 삼한시대 변진 12국 중의 하나인 독로국의 왕성이었다고 추축하지만 이를 증명할만한 자료가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왜구의 침략을 피해 거창으로 피난 갔다가 돌아와 수월에 있던 관아가 사등성으로 왔다가 다시 고현으로 옮겨갈 때까지 거제읍성의 구실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존상태가 좋아 조선시대 성곽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되며 1974년 2월 16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9호로 지정되었고, 1980년 성곽의 일부를 복원하고 주위를 정화하여 보존하고 있습니다. 수원이나 고창, 낙안처럼 사등성을 잘 보전하고 관리하여 훌륭한 문화유적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리: 윤일광 논설위원(자료: 거제교육지원청 '거제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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