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호 5번 무소속 윤영 후보는 지난 26일 동이 트는 이른 시각에 대우조선 북문에서 넥타이를 고쳐 매고 선거활동을 시작했다.
오는 6·4지방선거를 9일 앞둔 이날 윤 후보는 출근하는 대우조선해양 종사자들에게 악수를 청하고 인사를 건넸다. 선거차량에는 '대우조선해양 해외매각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부착해 출근하는 이들의 시선을 이끌었다.
윤 후보는 "선장이 무능하면 배가 침몰하듯 거제를 이끄는 선장이 잘못하면 우리의 삶이 어려워진다"며 "잃어버린 10년을 행정전문가가 되찾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자리에 앉아 날 수만 채우는 시장에게 한해 6000억이 넘는 거제시 살림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검증된 능력을 갖춘 일 잘하는 시장을 뽑아서 민생과 경제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대우조선해양 북문에서 2시간여 동안 진행한 유세활동을 마치고 동부면으로 향했다. 구천마을에 도착한 유세차량은 일사분란하게 연설을 준비했다.
윤 후보는 차량에 올라 "국회의원 시절 수자원보호구역 70%, 국립공원지역 53%, 농업진흥지역 30만평을 해제한 바 있다"며 "각종 규제를 과감히 해제해 농촌지역 발전에 앞장서겠다"고 외쳤다.
모내기를 하던 사람 1명 외에 보이지 않던 주민들이 윤 후보의 연설을 듣고 하나 둘 나타나 관심을 보였다. 구천마을주민 한 명은 연설을 끝낸 윤 후보의 두 손을 꽉 잡으며 "농촌지역 발전을 위해 힘 써 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연담삼거리에 도착한 윤 후보는 유권자들을 위한 연설을 이어 나갔다. 그는 "국회의원 임기 때 주민들의 애로사항 2000여 건을 받아 80%를 처리했다"면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그들을 배려하는 행정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굽은 산길을 넘어 도착한 학동마을에서 윤 후보는 도로변 상가에 들러 상인들과 악수를 하며 "기호5번을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이은 연설에서 윤 후보는 "학동 케이블카가 실시협약체결을 했지만 착공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며 "MOU가 체결된다고 해서 반드시 이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앙부서의 인맥과 강한 추진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거제시에 투자유치과를 신설할 계획에 있다"면서 "학동마을에 국제 동백공원 조성으로 100만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의 연설을 들은 하동마을 주민 일부는 윤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며 지지를 밝혔다.
남부면으로 진입한 선거차량은 KNN과의 인터뷰 일정에 맞춰 도장포마을에 도착했다. 윤 후보와 접촉한 KNN취재팀은 다른 후보와 겹치지 않는 공약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카메라가 돌자 윤 후보는 긴장을 한 탓인지 NG를 냈지만 이내 능숙하게 헤쳐 나갔다.
그는 인터뷰에서 "능포·마전·장승포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거제-중국 간 카페리여객선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과감한 투자유치로 거제를 세계인이 찾는 관광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바다의 금강산 해금강을 거쳐 다대마을에 도착한 윤 후보는 또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윤 후보는 "남부면은 국회의원 시절 방문했던 기억이 난다"며 "근포항과 다대·다포항을 제가 시작해 만들어지게 됐다"고 하자 주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윤 후보는 아침부터 시작된 연설 탓에 목소리가 한 번씩 갈라졌다.
바로 옆 마을 다포마을에서는 노인정에 어르신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 윤 후보는 어르신들에게 "사회복지예산을 30% 확보해 권역별 복지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면서 "다포항도 제가 한 바 있으니 이번에도 믿어주시면 꼭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한 어르신은 "윤영이 왔으니까 박수를 5번 친다"며 "다른 후보가 오면 박수를 1번 밖에 안 친다"고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선거차량이 여차마을에서 가파른 경사 탓에 차가 미끄러지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유세활동은 계속 됐다.
저구를 거쳐 근포에 도착한 윤 후보는 연설을 통해 "해제되지 않은 수산자원보호구역에 건축이 가능하도록 시행한 경험이 있다"면서 "거제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 남부면의 발전을 위해서 경관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축물과 자연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행정을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한 어민은 윤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다른 후보 찍을 사람이 있다"고 말하며 돌아섰지만 윤 후보는 "기호5번 윤 영 잘 부탁드린다"고 끝까지 허리 숙여 인사를 했다.
큰 산을 넘어 탑포마을로 들어선 선거차량은 마을 중앙에 차를 세웠다. 모내기를 하는 농민들 다수가 있는 곳에 유세차량이 위치했다. 윤 후보는 논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가 모내기를 하고 있는 농민들과 손을 맞잡으며 지지를 부탁했다. 쌍근마을에서 윤 후보는 그물 손질이 한창인 여성 유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해안도로를 따라 동부면으로 외곽에 위치한 마을 곳곳을 방문했다.
가배경로당에 도착한 윤 후보가 "시장이 돼서 다시 찾아뵙겠다"고 하자 한 할머니는 "힘내세요"라며 어깨를 두드려주기도 했다.
동부면 산양마을로 이동한 윤 후보는 많은 사람들과 악수를 한 뒤 선거차량에 올라 "2016년 이후로 잡혀 있던 도시가스 공급을 1000억 원을 들여 2009년에 착공토록 했다"면서 "이와 같은 경제 분야의 추진력은 거제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자신감 있게 말했다.
윤 후보는 또 "동부면의 얼굴인 산양천이 많이 오염돼서 안타깝다"면서 "시장이 되면 반드시 깨끗하게 정화시켜 안락한 휴식의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동삼거리를 지나 삼오르네상스에 도착한 윤 후보는 아파트 입구에서 "거제시정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기댄 채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10년이라는 막대한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냈다"며 "민생은 돌보지 않고 아름다운 바다 고현항을 매립해 20층짜리 아파트 3000세대 건설이라는 막대한 자연환경 훼손과 난개발에 몰두하고 있다"고 새누리당 권 후보를 겨냥했다.
윤 후보는 이어 "이제 전시행정과 난개발을 몰아내고 민생행정을 부활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며 "중앙과 지방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저에게 기회를 준다면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훌륭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마지막 일정은 퇴근시간에 맞춰 옥포동 오션플라자에서 이뤄졌다. 6·4지방선거에 임하는 다른 후보들도 다수 모여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윤 후보는 횡단보도 옆에 세워진 유세차량에 올라 "20년 공직생활 동안 한 번도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고 국회의원 당시 재산이 모든 국회의원 중 최하위에 속했다"며 "집 한 채 없는 저는 서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알기 때문에 장애인·여성·노인·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행정을 실천하겠다"고 역설했다.
20곳이 넘는 마을을 순회하는 강행군에도 윤 후보는 지친 기색이 없어 보였다. 연설을 마친 윤 후보는 오가는 사람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선거도우미들과 윤 후보는 오션플라자에서 1시간 가량 유세활동을 펼친 후에 공식적인 일정을 모두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