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의 어둠이 가신 지난 24일 오전 6시께. 새누리당 권민호 거제시장 후보가 집을 나섰다.
검은색 승합차에 몸을 실은 권 후보가 향한 곳은 둔덕면. 1분 1초라도 아끼려는 마음에서인지 꽉 짜인 선거일정 속에서도 짬을 내는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둔덕면에 도착한 권 후보는 미리 예정돼 있던 만남을 마친 뒤 다시 차량에 몸을 싣고 자택으로 향했다. 서둘러 아침을 해결한 권 후보는 선거운동원들과 거제면으로 내달렸다.
오전 9시. 장날이 선 거제장터에 도착하자 같은 당의 시·도의원 후보들이 권 후보를 반겼다. 각 후보들과 반갑게 인사한 권 후보는 곧바로 장터 구석구석을 누비며 유권자들과 만났다.
"안녕하세요, 거제시장 권민호입니다. 악수 한번 하시죠." 부드러운 목소리로 유권자들의 손을 잡고 인사하는 권 후보의 뒤로 선거운동원들이 합세해 기호1번을 외쳤다.
"물건은 많이 파셨습니까? 많이 못 팔았다면 시장 손 한번 잡아 보세요, 좋은 기운을 받아 좋은 일들만 생길 겁니다."
손이 더럽다며 악수하기를 꺼리는 시장상인들이 많았지만 권 후보는 개의치 않고 힘껏 악수하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백발이 성성하고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장터를 지나자 눈높이를 맞춘 권 후보는 "어르신, 건강하십시오. 그래야 제가 만들어 가는 살기좋은 거제에서 마음 편안히 지내실 수 있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냈다.
할머니는 "다른 건 모르겠고 거제면 발전이나 시켜주소"라고 주문했고, 이에 권 후보는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르신 말씀을 마음속에 새겨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한 상인은 권 후보의 인사에 "아요(알아요), 거제시장아입니까. 고생이 많네요"라고 말하며 화통한 웃음으로 격려를 대신했다.
시장 통을 지나자 지지자들이 속속 권 후보에게 인사를 전했다. "고생이 많습니다, 시장님. 꼭 승리하세요." 격려의 말을 들은 권 후보는 힘찬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을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장터를 지나 거제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권 후보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어르신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한 어르신의 손을 잡은 권 후보는 "이렇게 많이들 기다리시는 걸 보니 버스가 빨리 안 오는 모양이네요. 와 이리 안 오노"라며 도로를 돌아봤고, 어르신들은 "올 때 되면 다 올 낀데 걱정 안해도 된다"며 되려 권 후보를 안심시켰다.
장터와 복개천 일대를 돌며 선거운동을 하던 권 시장은 합동유세를 위해 복개천 앞에 마련된 장소로 이동했다. 마이크를 잡은 권 후보는 "지난 4년 동안 청렴한 시장으로 가족의 애경사도 뒤로한 채 공직사회 혁신과 개혁에 매진했다"면서 "권위의 상징인 시장실을 없애고 전국에서 유일하게 열린 시장실을 만들고, 모든 공무원들에게 근무복을 착용하게 해 부정부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제시민만을 바라보며 공직자의 도덕성 회복과 거제시민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달려왔다"면서 "시민의 혈세인 세금을 한 푼이라도 줄이기 위해 서울과 거제를 버스로 오가며 닥치는 대로 일을 해왔다"고 역설했다.
텔레비전 토론회 불참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권 후보는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 많다"면서 "도덕성에 문제가 많은 사람이 어떻게 거제시의 수장이 될 수 있겠느냐"고 무소속 김해연 후보를 정조준 했다.
권 후보는 "오죽했으면 권민호가 방송 토론회에 불참한다는 결정을 내렸겠느냐"며 "함께 자리를 하는 것만으로도 거제시장의 품격이 떨어진다"라고 지적했다.
지역발전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앞선 정치인들이 공약으로만 내세운 채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명진터널 건설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며 "해양플랜트 국가산단과 더불어 낙후된 농촌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 꿈과 희망을 선사한 권민호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거제면 합동유세를 마무리한 권 후보는 둔덕면에 위치한 하둔경로당을 방문한 뒤 사등면 옛 거제대교로 향했다. 상가가 밀집한 지역을 일일이 방문한 권 후보는 유권자들을 만나 악수를 하며 지지를 부탁했다.
"아이고 시장님, 더운데 시원한 물이나 한 잔 드시고 가세요." 물 컵을 받은 권 후보는 단숨에 들이키고 감사의 인사를 했다. 상가를 방문하던 권 후보의 눈에 밭에서 일을 하던 어르신이 눈에 들어왔다.
1m 안팎의 언덕을 단숨에 뛰어오른 권 후보는 어르신에게 인사를 전하며 덕담을 나눴다. 한 마트에 들어서자 종업원 한 명이 권 후보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
"시장님, 제가 애기가 넷입니다." 권 후보는 "제가 시장이 되면 꼭 한 번 찾아오십시오. 표창장이라도 드리겠습니다"라고 화답했다.
합동유세 장소로 향하던 중 붕어빵을 팔고 있는 작은 가게에 들른 권 후보. "안녕하세요, 붕어빵하나 주세요. 배가 고파서 안되겠습니다."
작은 간이의자에 앉은 권 후보는 붕어빵을 먹으며 삼삼오오 모여 있던 사등면민들과 담소를 나눴다. 그는 "붕어빵에 쑥이 들어가서 그런지 정말 맛있다"면서 "시장하는 것 보다 붕어빵 먹는 게 더 좋네, 신경 쓸 일도 없고"라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사등면 합동유세에서도 권 후보는 청렴과 중단없는 사업추진을 강조하며 재정건전성에 대한 의미를 부각했다.
권 후보는 "예산을 펑펑 쓰면서 일 할 수 있는 시장은 많지만 빚을 갚아가면서 일할 수 있는 시장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시장 재임 동안 1000억원이 넘었던 거제시 부채를 480억원으로 낮춘 것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일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사등면 합동유세가 마무리 되자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한 권 후보는 잠시 쉴 틈도 없이 사등지역 경로당을 방문해 어르신들을 만났다. 오후 2시에는 성포공판장을 방문해 경매에 나선 지역 어민들과 유권자들을 만났고, 이어 독봉산 웰빙공원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 4시에는 고현사거리에서, 오후 6시에는 옥포중앙사거리에서 열린 합동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당부했다. 합동유세 전후 권 후보는 고현거리와 옥포중앙시장 등을 방문해 유권자들을 만났다.
김한표 국회의원이 힘을 보탠 두 차례의 합동유세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함께 이뤄져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고현사거리 합동유세에서 권 후보는 "정치는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며 "지난 4년 간 거제시민을 가슴으로 사랑하며 거제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현항재개발사업은 제대로 된 주차장과 공원, 문화공간을 확보해 도심의 품격을 높이는 사업"이라면서 "이런저런 말들에 현혹되고 속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텔레비전 토론회 불참에 대해서는 "시민의 알권리를 제한했다는 주장이 있지만 지난 4년 동안 거제시장직을 수행하며 거제시민들에게 모든 모습을 보였다"고 거듭 강조했다.
옥포사거리 합동유세에서는 옥포지역 발전에 대한 청사진을 내놨다. 권 후보는 "옥포를 품격있는 도시, 희망의 도시로 건설하는데 역점을 두겠다"며 "행정타운 조성으로 현 거제경찰서 부지를 공영주차장으로 건설하는 등 주차난 해소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중앙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 옥포항 공유수면 매립 등을 통해 옥포동민들이 원하는 숙원사업들이 차례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지난 4년 동안 옥포지역의 전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한 만큼 앞으로의 4년은 문제점 해결을 위한 실행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