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후보, 각개전투 벌이며 유권자 표심잡기 열중
6·4지방선거가 세월호 참사 여파로 지금까지와는 달리 조용히 치러지고 있다.
선거 때마다 거리를 휘저으며 울려 퍼지던 요란한 로고송도 사라졌고, 현란한 율동과 퍼포먼스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선거운동원들의 후보자 알리기도 사라졌다.
명함을 나눠주며 인사를 하고 유세연설을 하는 전형적인 선거운동으로 4년 전과는 달리 다소 차분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공식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된 지난 22일을 기점으로 6·4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13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통행량이 많은 도심지역의 사거리는 후보자들의 선거차량들의 자리싸움으로 여전히 북적거리고 있지만 각 캠프의 선거운동은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선거유세 연설 도중에는 큰 소리로 외치며 인사를 하는 운동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지만 각 후보들의 이름을 밝히며 공약과 신상명세, 슬로건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조용히 목례를 하는 정도가 많았다.
교통흐름이 복합한 곳에서는 교통지도와 정지선 지키기 등 캠페인성 선거운동을 하면서 유권자의 시선을 모으려는 후보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선거차량에서는 후보를 알리는 캠페인성 멘트와 후보자의 선거공약을 알리는 연설문이 흘러나오는 정도였다.
명함을 나눠주는 손길은 분주했지만 명함을 받는 시민들의 반응은 다소 냉담했다. 명함을 받기 보다는 그대로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했다. 선거운동기간이 되면 후보자들의 명함이 길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했지만 그마저도 보기 힘들었다.
유권자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탓도 있겠지만 명함을 받지 않으려는 시민들이 많아지면서 명함쓰레기 홍수는 거의 사라진 상태다. 그만큼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이번 지방선거에 고스란히 묻어나고 있는 것이다.
선거유세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철저한 외면으로 비춰질 정도다. 예전같으면 후보자들의 공약 등을 살피기 위해 선거연설을 경청하는 시민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고현사거리와 옥포중앙사거리 등지에서 후보들의 선거유세가 열리고 있지만 지켜보는 시민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러나 선거가 막바지로 치달으면 현재와 같은 조용한 선거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아직까지는 각 후보간 치열한 눈치싸움으로 먼저 나서기를 주저하고 있는 상태지만 언제 선거운동 방식이 급변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고현동 유권자 A씨는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이 다소 침체돼 있어 그런지 이번 선거운동은 예전처럼 요란하게 진행되지 않는 것 같다"면서도 "선거는 다소 신명이 나야하는데 그렇지 않아 아쉬운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옥포동 유권자 B씨는 "실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는 좋은 자리에서 자세히 듣지 않으면 알아듣기 힘들다"며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와 언론 등을 통해 선거에 대한 정보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선거운동은 공직선거법 제33조(선거기간) 제1항에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선거일은 14일'이나, 제3항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는 후보자등록 마감일 후 6일부터 선거일'까지로 돼 있어 6월4일 0시까지 계속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