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심
한현심 / 시인 |
울지 않는다
아름다울 만큼 아름다웠고
향기로울 만큼 향기로웠으니
시들어도
서럽지 않다
버려진다 해도
쓰레기통에 있다 해도
후회는 없다
시들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때가 되면 누구나
시듦이다
·시 읽기: 한현심 시인의 처녀 시집 『꽃이 피는 세상은 아름답다』(2011)에 실린 시이다. 이 시를 읽다 보면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 연상된다. 그 이유는 5연의 "시들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때문이다. 도종환의 시 「흔들리며 피는 꽃」의 주요 부분을 읽어 본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를 읽어 보면, "~이 어디 있으랴"라는 통사적 구조를 반복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여기서 도종환은 어려움을 참고 견디고 피어난 '젊음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려는 상징적 의미로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한 시인은 누구나 화려한 삶의 정점을 지나면 시듦의 과정을 걷게 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았다. 때가 되면 누구나 시들어 갈 수밖에 없지만, 그 시듦도 삶의 아름다움의 일부라는 의미로 '늙음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은 아름다운 존재이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
저작권자 © 거제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