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 선거, '기호1-가'번 프리미엄 여전
기초의원 선거, '기호1-가'번 프리미엄 여전
  • 이상욱 기자
  • 승인 2014.0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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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가' 후보 80%, '2-가' 67% 당선

거제 5개 선거구에서 치러진 6·4 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에서 각 정당으로부터 기호 '가'번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이 대거 당선돼 그 프리미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기초의원은 하나의 선거구에서 2~4명을 선출하는 중선거구제로 치러진다. 이 때문에 동일 정당이 한 선거구에 추천한 후보자들의 이름이 '1-가'·'1-나' 또는 '2-가'·'2-나' 등의 정당기호, 가나다 순서에 따라 투표용지에 기입된다.

이번 지방선거 당선자를 분석한 결과 단수 또는 '1-가' 기호를 받은 새누리당 기초의원 선거 후보자 5명 중 4명이 의회 입성에 성공, 당선율이 80%에 달했다.

반면 '나'를 받은 후보는 4개 선거구에서 3명, '다'를 받은 후보는 3개 선거구에서 1명만이 당선됐다. '라' 후보는 1개 선거구에서 아예 생존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도 단수 또는 기호 '2-가' 공천을 받았던 당선인이 3명 중 2명(66.6%)에 달했다. '2-나'를 받은 후보는 2개 선거구에서 단 1명도 당선되지 못했다.

지방선거에 중선거구제가 도입된 이후 지역 정가 관계자들은 이 같은 기호 '가'번 프리미엄을 두고 유권자들의 '묻지마 투표'나 '줄 투표'가 이어진 것으로 판단해 왔다.

복수공천이 가능한 기초선거구 특성상 3~9명에 이르는 후보가 난립할 경우 후보의 면면을 파악하기 힘들어 이렇게 '줄을 세우는' 식으로 기표했다는 것이다.

한 기초의원 당선자는 "어느 지역이든 2명 이상을 뽑는 기초의원 선거구는 '가'번을 받아야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면서 "공천 경쟁보다 '가'번을 잡기 위한 경쟁이 더 치열하다"고 말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야권 시장 후보와 야권 도의원 후보를 택한 결과를 보면 이제 줄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다만 7개 선거를 동시에 치르고 후보자가 워낙 많다 보니 기초선거에서만큼은 아직 기호 '가'의 영향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정당이 같은 선거구에 2명 이상을 추천한 경우 추천 후보자 사이의 투표용지 게재 순위는 해당 정당이 직접 정할 수 있다.

정당이 게재순위를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선관위가 추첨으로 결정하고 이 경우 기호는 '1-가, 1-나, 2-가, 2-나' 등으로 표시된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해당 정당이 직접 기호를 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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