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 일병 구하기
라이언 일병 구하기
  • 거제신문
  • 승인 201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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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논설위원

1998년 스필버그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극사실주의 전쟁영화의 걸작이다. 스토리는 라이언 가문의 4형제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으로 참전했는데, 위로 세 형이 태평양 전선과 노르망디 상륙작전 중 모두 전사했고, 적진에서 실종된 유일한 생존자인 막내 라이언 일병만이라도 살려서 집에 보내 어머니의 슬픔을 덜어주자는 미 행정부의 판단에 따라 밀러 대위를 지휘관으로 한 8인의 라이언 구출팀이 파견된다.

단 한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여덟 명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원들은 과연 라이언 일병 한 명의 생명이 그들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한 끊임없는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지휘관 밀러의 설득으로 마침내 라이언 일병을 구하게 된다.

지난 2006년 6월, 이스라엘 가자지구에서 근무 중이던 샬리트 상병이 팔레스타인 하마스 무장대원들의 기습 공격을 받고 납치된 일이 있다. 2011년 10월 이스라엘은 샬리트 한 명을 데려오기 위해 팔레스타인 재소자 1027명을 석방한다. 이는 한 사람이라도 끝까지 구해낸다는 이스라엘의 명분과, 하마스로서도 손해 볼 것 없는 정치적 협상이었다.

아프가니스탄 반군인 탈레반에 5년간 포로로 잡혀있다 지난달 31일 석방된 보 버그달 병장 한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미국은 탈레반의 거물 중의 거물인 수감자 5명과 맞교환이 이뤄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일이 국가의 도리이며 미국의 변치 않는 의무'라고 말했다. 미국은 6·25전쟁에 참전해 전사한 미군의 유해발굴을 위해 북한에 거액을 지불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 산재한 미군 유해를 찾기 위해 매년 1조4000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라앉는 세월호 배 안에서 죽어간 생명들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무능한 정부와 무책임한 공무원에 분노하고 절규했다. 그리고 참사 두 달이 지나도록 시신조차 가족의 품에 안겨주지 못하는 슬픈 현실이 참 딱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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