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 드라이브코스 명성 만개

해금강과 바람의 언덕이 있는 남부면은 가히 거제 관광의 1번지라 할 수 있다. 아름다운 야생화가 철따라 피는 잘 가꿔진 가로수길 탓에 거제의 일등 드라이브 코스로도 명성이 높다. 지난 13일 만난 윤길수(55)주무관이 남부면의 아름다운 명품길을 만드는데 28년간 혼을 담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잘 정비된 도로를 따라 즐겁게 운전해왔다고 말을 건네자 "매일 일정 구역을 나눠 정비하고 있는데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다"면서 "현장에는 네 명의 동료와 함께 일하고 있다. 그분들 도움 없이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며 진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윤 주무관이 공직에 임용된 것은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푸른거제가꾸기 사업이 시작된 1986년 공직에 들어섰다. 그는 "부산에서 운전 일을 하던 중 허리가 아파서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당시 면사무소에 차가 한 대 배정됐는데 윤석조 면장님께서 여러 차례 운전직을 권하셨다"고 말했다. 윤 주무관은 "고향에서 조금 잘 못하면 부모님 욕보이는 거라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며 "결혼도 했고 고향을 위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 싶어 공직에 들어서기로 결심했다"고 첫 발을 내디딘 과정을 돌아봤다.
윤 주무관은 운전직 공무원으로 임용됐지만 자기 업무 이외에도 도로변 가로수 및 꽃길 조성, 관광지 해안쓰레기 청소에도 힘을 쏟아 지역민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았다.
그는 "푸른거제가꾸기가 시작되면서 도로의 꽃길 조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요즘은 해변에 쓰레기가 자주 떠 내려와서 도로변 정비하다가도 자주 해변 청소하러 간다"고 말했다. 윤 주무관은 본인의 땅에 육묘장을 설치해 홍가시 등 나무와 들국화·수국·금계국·범부채 등 10만 본 이상의 다양한 묘종을 생산했다. 해마다 묘종을 도로변에 이식해 연간 수천만 원의 예산을 절감한 그는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범 공무원이다.
그는 "특별하게 품종을 연구하기 보다는 여름 휴가철에 맞춰 활짝 피는 꽃들을 많이 심어본다"며 "가끔 관광객들이 운전 도중 차를 세우고 사진촬영 하면서 꽃 이름을 묻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검게 그을린 그의 얼굴에 지난 시간의 진한 희노애락이 묻어 있었다. 윤 주무관은 "힘든 고비를 맞을 때는 회의감도 많이 느꼈지만 고향을 위한 봉사하는 마음으로 극복했다"면서 "열심히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때 나름대로 기뻤다"고 말했다.
인터뷰에 동석한 김재호 총무계장은 "우리 면사무소에 없어서는 안 될 보배 같은 분이다"면서 "늘 도로와 환경 부문을 주도적으로 챙기고, 직원들 간에도 화합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면서 윤 주무관의 한결같은 근무태도를 칭찬했다.
윤 주무관은 정년까지 앞으로 4~5년 남았다.
그는 "퇴직해도 내가 살 고향이니까 앞으로도 지금처럼 꾸준하게 일 할 생각이다"고 작지만 큰 계획을 내비쳤다.
한편 1986년 지방운전주사보로 공직에 입문한 윤 주무관은 2003년 모범공무원으로 인정받아 행정자치부장관상을 수상한 이래도 2006년~2008년 푸른 거제 및 꽃길 가꾸기 유공 표창을 받았으며, 최근 2013년 일류 거제 푸른 도시 가꾸기 사업 유공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