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
아침에 일어나
너의 해맑은 눈을
대할 수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
싱그러운 녹음을
바라볼 수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역사와 세계를
다시 볼 수 있다면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구수한 된장국을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 읽기: 이 시는 박홍영 시인이 점자로 펴낸 시집 『자화상』(2011)에 실려 있다.「얼마나 좋을까」라는 시는 존재와 생에 대한 허무감을 기본 바탕으로 삼고 있는 듯하지만, 허무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희망을 향한 사유 체계를 갖추고 있는 시이다. 이 시에서 시인의 눈에 비친 내일의 아침은 오늘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있는 단절된 세계이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할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법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다. 이 시는 현실 속에서 자아 부재를 인식하고, 나아가 자아 회복을 의식하는 상징의 언어를 추구하고 있다. 이 시의 시적 화자는 잃어버린 자아와 그 원형의 세계를 찾고 있다. 자아의 내면적 단절과 존재 일반의 숙명적 단절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의 존재론적인 문제인 죽음을 내포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자신의 삶을 표면에 올려놓고, 새 아침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이처럼 독자 모든 분이 매일같이 희망의 꿈을 꿀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문학평론가 신기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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