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세계는 월드컵 축구 열풍으로 뜨겁다. H조에 속한 우리나라는 이제 벨기에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탈락의 위기에 몰린 한국은 벨기에만 꺾는다면 실낱같은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게 뻔하다.
축구를 관람할 때 승리팀을 예상하며 작은 내기라도 거는 것이 그냥 보는 것보다는 훨씬 짜릿한 관전의 재미를 준다. 이때 사람들의 내기성향은 대개 다음의 네 가지 형으로 나눠진다.
첫째는 감정형이다. 속담에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내기에 걸린 액수가 크든 작든 상대편의 전력이 아무리 세다 해도 무조건 한국팀의 승리만 외치는 인지상정(人之常情)형이다. 기질적으로는 경상도이며 직업군으로는 정치인이나 CEO가 많고, 식당에 가서도 이것저것 시키기 보다는 '자장면 통일'을 외치며 '집단우선'에 높은 가치를 둔다.
두 번째는 현실형이다.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걷는다'고, 영리하게 계산된 자기식의 결론을 가지고 승리를 장담한다. 벨기에에게 패한 알제리에게 우리가 졌으므로 벨기에를 못 이긴다. 그리고 벨기에는 FIFA 랭킹 11위로 유럽지역 예선 조 1위였고, 월드컵 출전 횟수 12회라는 등 분석적이며 확률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승리를 예언한다. 아전인수(我田引水)적인 서울사람 기질로, 직업군으로는 사업가가 많고 대인관계는 '개인 우선'이다.
세 번째는 안정형이다. '나는 한국이 이긴다고 생각한다'며 침을 튀겨가며 설명하다가도 "그럼 내기할래?" 하면 "내기는 뭐" 하면서 꼬리를 내리는 용두사미(龍頭蛇尾)로, 협조적이며 타인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행정가나 교수 등 머리 좋은 직업이 많고 기질적으로 충청도이며 '집단적 개인'을 우선한다. 네 번째는 감성형이다. 자기생각보다는 이긴다는 사람이 많은 쪽에 승부를 거는 '따라쟁이 형'. 곧 친구따라 강남 가는(追友江南)형이다. 가슴이 따뜻하고 낙관적이며 표현력이 좋아 예술가가 많은 전라도 사람들의 기질로 '개인적 집단'을 우선한다.
여러분은 과연 어떤 형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