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령의 사진을 잘 보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먼 친척이 남조선 출신이거나 반동이라는 이유로, 남한노래를 흥얼거렸다는 이유로, 먹고살기 위해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로 ‘특별독재대상구역’ 이라 불리는 거대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돼 개나 돼지보다 못한 짐승의 삶을 강요받아야하는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한 맺힘을 통곡하려 한다.”
북한의 역사와 시대 속에 살아 숨쉬는 실제 이야기를 다룬 최초의 리얼리즘 대서사뮤지컬 ‘요덕스토리’가 오는 7월 8, 9일 오후 3시·7시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요덕스토리’는 탈북자출신 영화감독으로 알려진 정성산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일어나고 있는 북한의 요덕수용소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든 작품으로 북한의 역사를 다룬 최초의 뮤지컬이다.
억압과 고통에 갇힌 북한 정치범수용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사랑과 용서의 코드로 풀어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요덕스토리’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북한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특히 북한의 ‘혁명가극’형식과 미국의 브로드웨이 스타일이 결합한 새로운 장르의 뮤지컬 형식을 선보이며 여러 가지 음악 장르와 뮤지컬 곡을 통해 북한 가요와 오페라의 절묘한 앙상블을 보여주는 실험적인 뮤지컬이다.
‘천년의 사랑’으로 유명한 락커 박완규씨와 40여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음악이 함께 하는 ‘요덕스토리’는 북한의 대동강과 왕재산경 음악단 무대, 요덕수용소의 입구와 수용소내부를 뮤지컬 세트로 완벽히 재현, 수용소의 실태를 생생히 묘사한다.
북한의 가장 큰 공포의 장소, 함경남도 산골짜기 요덕군 위치한 ‘정치범수용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인권유린의 전초기지, 죽어서만 나갈 수 있는 철조망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죽음의 땅 요덕.
그곳에서 피어나는 아름답고 숭고한 인간의 존엄성을 확인해 보자.
이번 공연 입장료는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이다.
평양 음악무용대학 현대무용학과 강련화는 이제 23살을 넘긴 북한의 전형적인 여대생. 어린 시절 김정일에게 꽃다발을 증정하면서 “김정일 장군님께 기쁨을 드리는 충성의 무용수가 되겠습니다” 라고 말한 것이 계기가 돼 김정일의 특별교시로 대학에 입학한 행운아다.
딸을 잘 둔덕에 일개 노동자에서 간부로 승진한 아버지와 교사인 어머니, 훌륭한 아코디언 연주가인 여동생과 축구선수를 꿈꾸는 남동생. 그리고 특별 무용수로 뽑혀 김정일 별장에서 벌어진 기쁨조 파티에 참석, 춤을 아주 잘 춘다는 김정일의 칭찬을 받아 당의 특별선물로 하사된 평양 창광거리의 고급 아파트. 그녀에게 장가들려는 당 간부 아들들의 화려한 프로포즈로 모든 북한 여성들의 선망의 대상인 강련화.
그녀에겐 공화국과 김정일이 하나님보다 위대한 존재다. 그러나 운명은 얄궂었다. 공화국의 딸로 승승장구하던 어느날 아버지가 국가 안전보위부에 긴급 체포된다.
아버지가 남조선 국가정보원의 스파이, 미 제국주의자들의 고용간첩이라는 것.
중국 출장 중에 수시로 남조선과 미국의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해왔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강련화는 의식을 잃고 그 날로 모든 운명이 바뀌며 온 집안은 풍비박살 난다. 온 집안이 울음바다가 되어버린 그 날 새벽, 강련화 가족은 함경남도 요덕 정치범 수용소로 후송된다. 또 다른 공화국의 지옥, ‘요덕 15호 관리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