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사건으로 당초 5월 중순에 예정됐던 해성고등학교 춘계 체육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일각에서는 2학기에 진행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왔고 최악의 경우 올해 체육대회는 취소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그러나 소문은 소문일 뿐. 지난달 13일 '해성고등학교 2014 한마음 춘계 체육대회'가 학교 운동장에서 열렸다.
축제 당일, 전날 치룬 6월 전국연합학력평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의도가 더해져 학생들은 더욱 활발한 기량과 역량을 보여줬다. 학생들은 곧 다가올 1학기 2차 고사를 잠시나마 잊고 오로지 축제에만 열중하는 '할 땐 하고 놀 땐 놀자'라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번 축제는 지난해에 비해 새롭게 추가된 종목들이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오리발달리기를 비롯한 50m 달리기, 그리고 닭싸움 등의 종목들이 추가됐고 기존에 있던 종목들 또한 좀 더 체계화된 규칙을 적용해 진행됐다.
해성고의 전통이자 독자적인 축제 행사 중 하나인 '야야(일정한 수의 남학생들이 여장이나 화장을 통해 선보이는 섹시 댄스)'도 1학년 남학생들에 한해 실시됐다. 백호·청룡·주작·현무 등 네 가지로 분류된 팀들은 우승을 위해 치열한 승부를 벌이면서도 팀원 내 화합을 다지는 시간도 가졌다.
이번 축제를 성황리에 마치도록 이끌어 준 지학조 교사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대부분의 행사가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취소될 뻔 한 축제가 예상외로 일찍 거행됐다"며 "침체된 분위기를 축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모든 부분이 완벽했지만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축제가 끝나고 길바닥과 스탠드, 그리고 운동장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주변을 깨끗이 했다는 점"이라면서 "예전에는 아주공설운동장에서 축제를 가졌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학교 자체 내에서 이뤄져 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체육대회에서는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백호 팀이 우승을 거머쥐어 부상으로 트로피와 상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