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수 상임위원장 수락 거절, 사전조율 무색한 투표 혼선

7대 전반기 시의회는 부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의장단 4석을 새누리당이 독식했다. 지난 7일 열린 의장ㆍ부의장 선거 결과 새누리당 반대식 의원이 16표 가운데 12표(기권 4표)를 얻어 의장에 선출됐다. 이어 열린 부의장 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박명옥 의원이 12표(기권 4표)를 획득해 부의장에 당선됐다.
반 의원은 당선소감을 통해 "지방의회가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주민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시의원과 의논하고 화합하는 의회 상을 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반 의원은 또 "거제시는 세계적 조선해양도시 건설과 관광산업의 발전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신뢰와 존중을 받는 일하는 의회를 만드는데 모두가 힘을 모으자"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부의장 당선소감에서 "직책에 걸맞는 의정활동으로 보답하겠다"며 "통 큰 양보를 해준 노동당 한기수 의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의장ㆍ부의장 선거에서 노동당 한기수 의원과 송미량 의원은 투표용지를 받은 뒤 기표소에서 투표를 하지 않고 곧바로 투표함에 기표용지를 넣어 사실상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 8일 열린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는 새누당 임수환 의원이 의회운영위원장, 새누리당 이형철 의원이 총무사회위원장, 새누리당 전기풍 의원이 산업건설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임수환ㆍ부위원장 진양민)는 신금자ㆍ한기수ㆍ조호현ㆍ최양희ㆍ김성갑 의원으로 구성됐다. 총무사회위원회(위원장 이형철ㆍ부위원장 송미량)는 한기수ㆍ옥삼수ㆍ최양희ㆍ임수환ㆍ김복희 의원이 소속됐다.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전기풍ㆍ부위원장 김경진)는 신금자ㆍ윤부원ㆍ진양민ㆍ박명옥ㆍ조호현ㆍ김성갑 의원으로 구성됐다.
의장ㆍ부의장 선거와 달리 상임위원장 선거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선거에 앞서 한기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각 상임위원회 배정을 먼저 한 뒤 상임위원장 선거를 실시하는 것은 누구나 후보가 될 수 있는 교황식 선출방식 취지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 의장은 "발언의 타당성은 공감하지만 당장 고치기는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앞으로 선출 방식에 대해 세밀히 검토 하겠다" 며 한 의원에게 양해를 구한 뒤 총사위원장 선거를 시작했다.
총사위원장 1차 투표 결과 16표 가운데 노동당 한기수 의원이 9표, 새누리당 이형철 의원이 6표, 기권 1표로 한 의원이 당선됐다.
한 의원은 당선 소감을 통해 "기분이 착잡하다"면서 "4대 의회까지는 정당공천제가 아니어서 의장단 선거가 깔끔하게 정리됐는데 5대 의회부터 정당공천제가 시작되며 선거가 어지러워졌다"고 말했다.
의장단 선거 전 벌어졌던 일련의 이야기를 자세히 설명한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음모적으로 꾸며 준 상임위원장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새누리당에서 내부 조율한 이형철 의원은 인격살인을 당한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박 의원이 부의장 당선소감에서 통 큰 양보를 거론했지만 부의장을 양보한 적도 없고 통도 크지 않다"며 "새정치연합 김성갑 의원에게 부의장을 하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박 의원에게 부의장을 하라고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의장단 선거에서 야권이 2석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박 의원도 부의장직을 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며 "그렇지 않다면 새정치연합은 새누리의 2중대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의회 평화를 위해 총사위원장직을 수락하지 못함을 이해해 달라"는 발언을 끝으로 한 의원은 단상을 내려왔다.
당선자가 수락하지 않을 경우 재투표를 한다는 의회규칙에 따라 곧바로 재투표가 실시됐다. 재투표결과 이형철 의원 10표, 한기수?임수환?송미량 의원 각 1표, 기권 3표로 이 의원이 총사위원장에 당선됐다.
당선소감 발표를 위해 단상에 선 이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침묵했다. "정치인이기 이전에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이 철학"이라고 입을 연 이 의원은 "위원장직을 수락하지 않으면 의회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만큼 시민들이 바라보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총사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산건위원장 선거는 결선투표까지 진행됐다. 1차 투표에서는 전기풍 의원이 7표, 윤부원 의원 6표, 기권 2표, 무효 1표로 과반을 넘는 의원이 나오지 않아 2차 투표가 진행됐다.
2차 투표에서는 윤부원 의원 8표, 전기풍 의원 7표, 기권 1표가 나와 최종 결선투표가 치러졌다. 다수득표자가 당선되는 결선투표 결과 전기풍 의원 9표, 윤부원 의원 7표로 전 의원이 산건위원장에 선출됐다. 결선투표 전 윤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사퇴하겠다"라는 발언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 의원은 당선소감 발표를 통해 "거제시와 시의회는 쌍두마차로 어느 한쪽이 기울어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다"며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의회운영위원장 선거에서는 1차 투표 결과 임수환 의원이 13표, 한기수 의원 2표, 신금자 의원 1표로 임 의원이 당선됐다. 임 의원은 "의원과 갈등 없이 원만히 시의회가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새누리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됐지만 그 보다 시의원이 앞선다고 생각하는 만큼 기초의회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반기 의장단 선거를 마무리한 7대 의회지만 앞날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부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의장단을 모두 꿰찼지만 투표과정에서 사전 내부조율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내부조율 자체가 무색한 상황에 직면했다.
또 야권 측도 각 정당간 입장차를 내보이며 사분오열하는 분위기여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