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세음보살은 세상의 모든 중생이 해탈할 때까지 성불하지 않겠다고 서원한 보살로 그의 이름만 불러도 소원을 다 들어 준다는 참으로 인자하고 친숙한 서민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대승불교는 관음사상과 짝을 이룰 만큼 널리 퍼져 있다. 불경을 몰라도 ‘관세음보살’만 부르면 내 뜻을 굽어 살펴주니 이처럼 마음씨 좋은 부처가 어디 있을까.
관음보살은 밀교의 영향으로 중생의 형편과 처지에 따라 33가지의 몸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관음33응신설이라 한다. 우리나라는 밀교의 영향이 크지 않은 탓에 머리에 11면의 불의 얼굴을 가진 십일면관음,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중생을 구제하는 천수천안관음보살, 흰옷을 입고 흰 연꽃 위에 앉아 있는 백의관음, 달이 휘영청 밝은 가운데 물가의 벼랑 위에 앉아 선재동자를 설법하는 수월관음 등만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는 불교예술이 가장 꽃피웠던 시기로, 특히 불화는 다른 예술보다 탁월하며 그 중에서도 수월관음도는 고려불화의?백미로 친다. 고려불화는 전 세계에 걸쳐 160여 점밖에 없고 그 중에 수월관음도는 40여점 정도다. 수월관음도 중에서도 '결가부좌 수월관음도'는 지금까지 2점뿐이었는데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3점의 수월관음도 중 한 점이 결가부좌한 국보급 명품으로 알려졌다.
결가부좌는 양반 다리처럼 양다리를 함께 접고 앉은 자세고, 반가좌는 한쪽 다리는 접고 다른 한쪽은 내린 자세다. 부처는 주로 결가부좌 자세고, 관음보살은 반가좌 자세다. 이번에 발견된 결가부좌 수월관음도는 희귀성도 있지만 은은한 미소, 조화로운 색감까지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결작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