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이나 허리를 두드리면서 일기예보 보다 더 정확하게 덥고 습한 여름 장마철을 직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합니다.

이런 장마철은 일반인들에게는 짜증스러운 시기이지만 관절염 환자는 고통스럽기까지 한 시기입니다. 관절에 통증이나 관절염으로 인한 고통이 유독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릴 때 심해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관절은 기온이 낮고 습도가 높으며 기압이 낮을수록 악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마철에는 기압이 평소보다 낮아져 관절 내부와 외부의 기압 차이가 생겨납니다. 이로 인해 일정한 압력을 유지하던 관절 내부의 평형이 깨어지고, 관절 주변의 신경 조직이 자극을 받게 되면서 통증이 유발되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또한 습도가 높아지면서 체내 수분이 증발하지 못하고 남게 되면서 관절에 부종과 통증을 가중시키기 때문에 장마철에는 실내를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시키기 위해 건조시켜주고,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관절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장마철에는 실외 보다는 실내에서 지내는 때가 많다보니 운동반경이 좁아지고 활동량이 줄게되기 마련입니다. 그만큼 관절을 움직이는 횟수도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관절이 뻑뻑해져서 통증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맨손체조와 스트레칭, 실내 자전거 등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장마철 관절에 통증이 있다고 모두 같은 관절염은 아닙니다. 장마철 관절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적합한 치료법이 선택돼야 합니다. 특히 퇴행성 관절염과 류머티즘 관절염의 경우 통증 대처법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퇴행성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관절에 있는 연골이 마모되는 질병으로, 뼈와 뼈가 맞닿게 되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염증이 생겨 관절에 변형이 오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체중을 지탱하는 무릎 부분에서 쉽게 발생하며, 특히 5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납니다. 온도에 민감해 주로 저녁이나 비가 오는 습한 날에 통증이 심하고 관절부위를 따뜻하게 찜질 해주는 것이 통증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류머티즘 관절은 면역체계 이상으로 나타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 관절의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주변 골이 파괴되어 관절의 변형을 일으키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주로 40~50세 사이 여성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 젊은 나이에도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전연령이 조심해야합니다. 류마티즘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반대로 열찜질보다는 냉찜질로 통증을 가라 앉힐 수 있습니다.

두 관절염 모두 그 진행 정도에 따라 약물 및 재활치료, 관절내시경 수술 등의 치료방법이 있지만 심한 관절염으로 관절과 관절 사이 완충 역할을 하는 연골이 닳아 더 이상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없을 때는 인공관절 치환술을 검토해볼만 합니다.

수술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과 수술 후 통증에 대한 우려 등을 이유로 수술을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시 무통시술을 시행하여 통증을 줄여주고 있고, 최첨단 장비의 도입으로 인공관절의 수명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또한 수술경험이 풍부한 의료진들로 인해  어렵게만 느꼈던 인공관절 수술이 이젠 생각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수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실제 많은 퇴행성관절염 말기 환자들이 인공관절수술을 마치고 퇴원 후 외래를 찾아왔을 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정상적인 걸음을 걷고 있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덥고 습한 장마철입니다. 올라가는 불쾌지수와 비로 인해 야외활동하기가 불편하시겠지만 이럴 때 일수록 여유있는 시간들을 만들어 몸과 마음의 건강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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